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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도 향상, 고강도 채찍만으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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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작성일10-01-06 10:34 조회5,8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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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도 향상, 고강도 채찍만으로 안 된다.
- 잘 못된 ‘진단’으로 병 고칠 수 있나? -

                                                                       ** 차 진 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

부산시는 지난 5일, ‘반부패 시정 청렴도 향상대책’을 내놓고 “고강도 청렴대책”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대부분의 언론도 당장 청렴도 향상이라도 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부산시가 연초부터 이렇게 청렴 향상 대책을 내놓은 것은 작년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16개시도 중 14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발표한 대책에는, 대상도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컨설팅’을 요청하겠다는 내용이 그 첫 번째다.

지방교부세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니, 알아서 기는 형국이다. 면제부를 받아 보겠다는 발상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컨설팅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산시민과 공직자의 의식과 생각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봐야 하지 않을지?

직무관련 공금 횡령이나 유용, 금품.향응 적발 시 곧바로 퇴출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도’도 포함되어 있다. 야구가 부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니 만큼, 제목은 잘 뽑았다. 얼마나 잘 적발해 낼지 궁금하다. 다음으로 압권인 것이 부패 공무원을 신고하면 시민들에게도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그 금액이 무려 10억원이다.

무슨 로또도 아니고, 10억원씩 준다는 것인지? 또 그 예산은 확보해 놓았는지도 궁금하다.

조직적 금품제공같은 비리하나라도 신고되면, 부산시 재정이 그들 날판이다.

내부고발시스템도 강화해서 현재 감사관실이 맡고 있는 업무를 아웃소싱 할 계획이다. 익명성이 보장되지 못해 고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그럼, 아웃소싱한 민간업체에는 공무원들의 익명성이 보장된다고 누가 믿을 수 있겠나.

의지만 있었다면 아웃소싱이니 뭐니 하는 거창한 용어 사용하지 않고도 내부고발을 활성화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많다.

제대로 된 진단이 이루어져야 병을 치유할 수 있다. 돌팔이 의사에게 진단을 맡긴 꼴이다. 내부조직에 대한 강력한 채찍만 가하면 된다는 발상이 한심스럽다. 그러면, 이제까지는 징계와 적발 노력이 허술해서 그랬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는 말인가?

청렴도는 근본적으로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하게 작용할 때 향상되고, 반대로 재량권은 많은데,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거나 투명도가 낮으면 부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산시의 행정은 책임을 묻지 않는 전형적인 행정을 펼친다. 투명성도 극히 낮다. 시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제 마음대로 정책을 결정해 왔다.

이번 청렴도 향상 대책도 그들만의 쇼에 불과하다. 근본적 의식 전환 없이 청렴도 향상은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시민들과 각계 각층의 의견수렴과 의사소통, 평상시 행정 정보의 교류를 확대하여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

청렴이 요구되는 이유가 뭔가? 청렴도 지수는 국가와 지역의 신인도와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40위권의 청렴도를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꼴찌를 다투는 부산이다. 외국자본유치를 외치면서 부패가 판을 친다는 인식을 준다면, 외국기업이 들어오려고 하겠는가? 그러니까 특혜를 줘 가면서 유치에 나서야 한다.

규제가 많고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금품.향응이 통하는 후진적 사회풍토에서는 외부비용이 추가될 수밖에 없고 비효율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내부 조직만 다 잡는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전반적인 지역사회 구성원의 인식과 풍토가 변해야 한다. 공무원들만의 노력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 2008년 말 권익위 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57%가 공직사회는 부패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민적 관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제는 행정의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 개발과 규제 중심의 관리형 행정이 아니라, 교류와 소통의 열린 행정,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지는 혁신형 행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청렴도 향상이 왜 필요한지? 왜 우리가 노력해야 되는지에 대한 인식부터 제대로 하고 이를 확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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