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정의 09월호 73호 이슈 - 도박을 권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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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10-29 11:25 조회4,338회 댓글0건본문
도박을 권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예산감시팀
우리나라는 경제가 어려울 때 일수록 성행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외국차 판매량이 최고치를 보인다거나 명품족이 늘어나거나 또는 경마, 경륜, 카지노, 복
권 등의 도박 산업의 매출이 증대되는 등의 ‘한탕주의’ 혹은 ‘대박열풍’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박
산업은 과잉을 넘어 위험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은 내기 오락은 여전
히 법률로는 불법 도박으로 여겨지면서도 가정이 파탄되고 사회에 심각한 해악을 끼치는 사행산업
은 정부의 묵인과 조장 아래 날로 성행하고 있다. 이런 세태를 우려하여 부산경실련에서는 지난 8
월 31일 오후2시 롯데호텔 2층에서 ‘사행산업 문제점 및 제도개선 방안’ 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과연, 경륜?경마?경정?카지노 등의 사행산업은 레져 스포츠인가 아니면 도박인가?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와 같이 부산 지역 현안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재 국내 사행산업의 실태
와 현황, 사행산업의 부작용 및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 등 우리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도박문화
와 그 부작용을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발제를 맡은 서천범(한국레져산업연구소 소장), 김필현(국민체육진흥공단 기획조정실장), 이충
재(대전YMCA 사무총장)는 사행산업의 전체현황, 순기능과 경제적 효과 그리고 사행산업 부작용
등 각각 다양한 주제로 발표를 하였지만 사행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있어서는 모두 한 목소
리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사행산업 문제점으로 먼저. 사행산업 전체를 통제하는 기구의 부재를 들었다. 현재 경마
는 농림부, 경륜?경정은 문화관광부, 카지노는 산업자원부, 복권은 10개 정부부처로서 이와 같이
시행부처가 난립되어 있다보니 각 부처의 자체 결정으로 쉽게 사행산업에 진출할 수 있어 무분별
하게 전국에 설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각 부처의 도박장 유치 경쟁으로 인해서 결국 국민
들의 사행심만 조장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1인당 1회 베팅 한도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손실액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사실상 경륜이나 경마 등 사업별로 정해진 베팅 한도액이 있지만, 한사람이 여러 장의 경주 구매권
을 구입해 베팅하는 것이 허다하기 때문에 이를 통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결
국 많은 돈을 투자하여 이득을 챙기지 못한 고객들은 도박중독자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고객 환급률이 낮아 고객들의 불만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고객 환급률이 낮으면 고객
들은 손실을 보전하고자 하는... 흔히 말하는 본전 챙기기 식의 고객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곧
고객들의 사행심을 조장하고 사설도박의 원인으로 까지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네 번째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시행부처가 다양하다 보니 사행산업의 장외 매장 증설정책이 각
각 틀리고, 무분별하게 설치된다는 것이다. 도박산업이 아닌 건전한 레져 문화라고 주장하는 시행
기관에서 장외 매장 설치의 가장 큰 목적으로 각 사업별로 매출 감소를 보전하기 위함이란 것은 그
야말로 국민들을 도박중독자로 몰아넣고 자신들의 배를 채우겠다는 식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행정
태도라고 할 수 있으며, 건전한 레져문화라고 주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점으로 한 가지를 더 지적하자면 도박중독자를 치료하는 총괄기구의 부재이
다. 사행산업이 늘어갈수록 도박중독자는 점점 더 많아지는데 중독자를 치료하는 클리닉센터의 실
질적 운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도박중독자 전체를 치료할 수 있는 기구가 없어 시행부처에
서도 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라 중독자들의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위기에 처해있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주요 문제점의 개선방안으로는 첫째, 베팅 한도액 현실화 및 철저한 준수로서 베팅 한
도가 철저히 지켜질 경우, 도박중독자가 그만큼 줄어들면서 사행산업이 건전한 레져스포츠로 성
장,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이다. 다음은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고, 사행산업의 건전화
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고객환급률을 여타국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도
박성이 강한 장외 매장 신설을 억제하여 지역주민들과의 마찰을 최소화시키고, 도박중독자 확산
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외 매장 설치의 강화된 조건과 구체화된 규정을 포
함하여 현재 경륜경정법이나 마사회법의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도박중독자의 실질
적인 치료와 잠재적인 도박중독 위험까지도 찾아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도박중독클리닉
센터를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병적도박자가 약 380만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해지다보니 현
재의 개별 시행기관으로 소극적인 운영을 하기보다는 한군데 통합해서 운영하고 독자적인 운영을
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사행산업 건전화 방안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사행산업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업무
를 전담할 전담기구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모든 발제자가 동의하였다. (가칭)사행산업감독위
원회는 사행산업이 도박산업이 아닌 건전한 레져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
비할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지원정책도 수립하고, 통합‘도박중독자클리닉’을 운영하는 등 다양
한 기능과 역할을 하는 기구라고 할 수 있다.
토론자로 참석한 열린우리당 조경태 의원은 사행산업 전반을 총체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법의 부
재, 도박중독 예방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하고, 사행산업감독위원회 신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필
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사행산업은 지방세수확대와 지방문화 발전이
라는 순기능적 측면도 간과할 수 없지만 사행산업이라는 오락문화의 폐단을 신중히 고려해 역기능
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석준 토론자는 사행산업의 사행심 조장과 중독성을 줄이
는 대책을 모색하기 보다는 부산경륜공단의 존립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공단 운영을 중단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도 있다며 부산경륜공단의 적자운영과 부작용에 대하여 따끔한 지적
을 하였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하여 부산경륜공단 김성주 상임이사는 ‘증권투자에서 무분별하게
투자한 사람을 탓하지, 그렇다고 주식시장자체를 폐지하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라는 비유를 들
어 제도적 개선을 통해 진정한 레져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 자료에서 2003년도 도박산업 총 매출액은 15조 8,817억원이고, 2004년 상반기만 하
더라도 6조 5,289억원으로 나왔으며, 올해 상반기 1인당 평균 베팅액은 경마 35.3만원, 경륜 33.2만
원, 경정 29.9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통계를 보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도박산업은 심각한 수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마다 성장 추세인 경륜, 경마, 경정 등의 사행산업에 대한 통제시스템 미비로 고객들이 도박중
독자로 전락할 우려가 높고, 자칫 잘못하면 대한민국이 도박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
을 정도로 개선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은 이번 토론회 참석자 모두가 공감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
겠다.
국내 사행산업의 현 실태와 문제점에 대하여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더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부
산은 금정경륜장, 화상경마장 2곳(동구, 연제구),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스크린 경마장이 있으
며, 향후 경륜 장외매장 2곳과 부산/경남 경마장이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부산의 늘어나는 도박
장으로 인하여 전국이 도박열풍으로 휩싸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한 몫하고 있는 셈인 것이다.
이에 부산경실련은 이번 토론회에 제시된 개선방안을 토대로 부산이 도박중심지로 전락되는 것
을 막기 위하여 ‘사행산업 관리감독 위원회’를 하루빨리 구성할 것을 촉구하고, 온라인 홍보와 거
리 캠페인을 통하여 시민들의 관심을 고조시켜 건전한 레져문화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
한 도박중독자 양산과 사행심 조장과 같은 부산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게 될 부작
용을 고려하여 경륜 장외 발매소의 설치를 백지화할 수 있도록 범시민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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