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중독과 사행행위를 조장, 방치하는 부산경륜공단에 대한 논평

부산 경실련에서는 2003년 부산경륜장의 개장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마사회 및 부산경륜공단의 베팅 제한의 실질적인 운용과 도박 중독 방지대책, 장외발매소 추진 억제, 경영 혁신안 마련 등 각 부분별로 성명과 의견을 내는 등 건전한 레저 문화 정착을 유도해 왔으며, 한편 경마공원과 경륜장이 도박과 사행행위로의 전락을 경고해 왔었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달 26일에 부산 금정구 윤산에서 50대 가장이 1년여 동안 경륜으로 잃은 빚으로 인해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현행 경륜시행규정에 따르면 1인 1게임당 구매상한액이 10만원으로 제한돼 있지만, 부산경륜장에서는 각 발매 창구를 돌아다니며 10만원짜리 여러 장을 구입하면 한 게임당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베팅을 할 수 있게 되어있고, 자동발매기의 경우에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마음만 먹으면 고액의 베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경륜공단은 수익에만 열을 올리기 위해 연발매 금지에 관한 철저한 교육과 발매창구 및 자동발매기의 관리를 의도적으로 소월히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없다.

더 더욱 경륜공단은 금정체육공원을 찾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경륜 체험장’이란 이름으로 사실상의 불법 장외 발매소를 운영하고 있어 도박과 사행성을 스스로 조장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지난 2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경륜장을 찾는 이들 중 본경륜장의 경우 56.4%가, 장외발매소의 경우 74.3%가 도박중독에 걸려있는 것으로 조사돼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한편, 부산경륜공단은 2004년부터 운영 중인 ‘건전 경륜클리닉’을 구조조정이란 이름으로 ‘정신보건임상심리사’를 없애, 찾는 이 하나 없이 텅빈 공간만 차지하고 있어 도박중독자에 대한 실질적인 치료나 보호가 전무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서민 가계는 극심한 실업난과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부산경륜공단은 지난해 매출액이 2조원을 훨씬 넘어섰고, 지난 1월 매출액은 138억원으로 경제 불황이 닥쳐오기 전인 작년 같은 달 대비 오히려 늘어났다고 한다.

부산경륜공단은 경제 불황으로 인해 고통 받는 서민들을 상대로 도박과 사행행위를 조장․방치하여 막대한 수익을 내고 최우수 공기업 대통령 표창까지 받았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마사회, 경륜공단 등에 대하여 2010년 전자카드 도입을 통한 배당제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 그 때까지 부산시와 부산경마공원 및 부산경륜공단은 도박중독자 양산의 부작용 해소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며, ‘건전 경륜클리닉‘의 실질적인 운영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이를 통해 부산경륜공단이 공익성을 추구하는 공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아 금정체육공원이 진정한 시민휴게 및 레저스포츠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2009년 3월 2일 (월)

                                      부산경실련 상임대표 김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