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에 대한 경실련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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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09-17 14:52 조회8,058회 댓글0건본문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에 대한 경실련 입장]
"선진국형 토지세제를 실현하기 위해 시가 대비 1.5% 실효세율을 목표로 해야 한다"
지난 15일 정부는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부동산정책회의에서 보유세제의 개편방
향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다. 주요내용은 첫째, 부동산 투기 목적의 과다보유 요인이 제거될 수
있도록 보유세 강화의 원칙 하에 중장기 목표를 세워, 참여정부 임기가 만료되는 2008년까지 보유
세 실효세율을 2003년 기준으로 2배인 0.3~0.5% 수준으로 향상 둘째, 세부담의 불형평 문제를 획
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건물분 재산세와 토지분 종합토지세를 합산해 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실거
래가의 70~90% 수준인 국세청 기준시가로 통합평가하여 합산과세 셋째,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선
별해 중과세하는 종합부동산세가 도입 넷째, 05년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실거래가 신고제와 관련
해 취득세, 등록세 등 거래세 부담이 증가하지 않도록 보유세 강화와 병행해 거래세를 완화를 위
한 과표구간과 세율체계를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는것이다.
<경실련>은 정부가 보유세 강화의 중장기적인 목표를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과, 보유세 강화에
따라 취득세, 등록세 등의 거래세를 인하하겠다는 ‘조세대체’의 원리를 밝힌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한다. 이를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거래는 활성화시키며, 높은 세부담으로 인한 조세저항을 미
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천부 자원인 토지는 중과세하고 인간 노력의 산물인 건물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하는 것이 옳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주택에 대해 토지와 건물을 통합하여 과세하겠다는 이번
방안은 근본적인 세제개편의 방향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 토지에 비해 아파트 대지 공시지가가 터
무니없이 낮은 현실을 고려할 때 통합과세 외에는 아파트 토지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방법이 마땅
치 않다는 점에서 아파트 토지에 대한 과세 강화를 일정한 정도로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개편 방향에 내포되어 있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보유세 강화의 중장기적 목표가 너무 낮다. 실제 재산가액 대비 세부담액을 나타내는 실효
세율은 2003년 기준 0.12% 내외로 추정되고 있는데, 선진국의 경우 대략 1~2% 수준이다. 우리나
라가 ‘선진국형 토지세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시가 대비 약 1.5%를 목표로 해야 한다.
둘째, 이같은 대폭적인 보유세 강화는, 거래세를 대폭 완화하고, 소득세 등 노력과세와 건물세, 그
리고 저소득층의 세부담을 낮출 수 있는 ‘패키지형 세제 개혁’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 좀더 구체
적인 세제개혁의 방향과 거래세 인하의 목표 등이 제시되지 않은 부분은 크게 아쉬운 부분이다. 근
본적인 세제개혁의 큰 틀이 제시되어야한다.
셋째, 토지․건물 통합과세는 성질이 다른 토지와 건물을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
다. 이렇게 할 경우 토지가치는 높은데 건물가치가 낮은 아파트와, 반대로 토지가치는 낮은데 건물
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동일취급’하는 또 다른 형태의 불공평을 야기할 수 있다. 지금은 아파트 대
지 공시지가 평가에 큰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앞으로 정부는 부동산 보유세를 토
지보유세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아파트 토지보유세의 과표는 현재의 국세
청 기준시가에서 건물가치를 차감하는 ‘잔여가치법’을 활용하면 간단하게 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통합과세 방안은 이러한 대책이 시행될 때까지 한시적으로만 적용해야 한다.
넷째, 재산세 파동과 같은 또 다른 형평성 시비가 우려된다. 국세청 기준시가의 실제 시가 반영비
율에 지역별 편차가 크다. 국세청 기준시가의 정확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관련 과세인프라를 조
속히 정비하고, 기준시가가 없는 단독주택도 공동주택과의 형평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종합부동산세의 부과대상과 과표, 세율 등 세부 사항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누가 얼마만큼 세
부담을 하게 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인 해
결은 다시 한번 뒤로 미루어지게 될 것이다. 정부의 각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2004년 9월 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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