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물가대책위의 버스요금 인상 결정에 대한 부산경실련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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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0-10-23 15:07 조회9,394회 댓글0건본문
제대로 된 합의 없는 강행... 실종된“협치”
서민생활 안중에 없는 ‘수익자부담원칙’ 제고되어야
졸속적인 향후 인상시기 및 방안 철회하고, 합리적 대안 도출해야
부산시는 지난 21일 물가대책위원회를 열고 시내버스 요금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일반버스 기준으로 950원이던 요금이 1080원으로 130원이 인상되었다. 좌석버스는 300원이나 인상되었다. 교통카드 기준으로 13.7%에서 21.4%에 이르는 인상률이며, 현금승차의 경우 20%가 넘는 인상이 이루어 것이다. 당초 물가대책위원회에서 인상폭이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하는 충격적인 인상내용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생활과 채소류를 중심으로 한 높은 물가인상에 더해 버스요금 인상은 서민들의 생활을 더욱 고통으로 몰고 갈 것이다.
부산시는 버스준공영제 실시이후 부산시의 재정지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 1천억원의 재정지원이 필요해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민들이 발이라고 할 수 있는 시내버스 이용요금에 일방적으로 ‘수익자부담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도시생활에서 대중교통의 이용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도시철도를 확충하고 도로를 확장하는데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붇고 있다. 이 중에서 서민들이 이용하는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는 자가용 승용차 등에 비해 아주 높은 수송분담률을 보여 대도시교통난 해소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도시철도나 시내버스의 이용객이 자가용을 이용하게 된다면 엄청난 교통난과 함께 새로운 도로확충을 위해 천문학적인 재정수요가 필요할 것이다.
한 해 600억원이나 1천억원의 재정부담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준공영제의 도입과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마을버스와의 환승할인을 통해 서민들이 대중교통 이용부담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객을 늘리는 것은 이러한 재정부담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많은 공공적 편익을 가져올 수 있다.
보다 편리한 환승시스템 그리고 버스와 지하철의 고객서비스 향상이라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보다 나은 대중교통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할 부산시와 시민들이 버스요금 인상안을 가지고 서로 신뢰하지 못한 채 반목과 갈등을 반복하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추가적인 재정적자 400억원 때문에 대중교통 활성화를 후퇴시켜서는 안된다.
이번 인상안과 함께 제시된 향후 인상시기 결정안도 매우 졸속적인 방안으로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버스회사들의 운송수지 적자분을 부산시와 이용자가 50대50으로 분담하고 부산시 부담분이 60%를 넘으면 자동적으로 요금인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인상 때와 올 6월 버스요금 인상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시민단체에서는 요금 인상시기와 인상내용 및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그동안 아무런 의견수렴이나 논의에 나선 바 없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운송원가 산정의 불합리함과 노선조정 및 환승할인 지원에 대한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는 상호 신뢰상실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단순히 부산시와 이용자 간 비용분담 원칙으로 이루어질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범위에서의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50대50식의 발상은 유치하기 그지없다. 다시 제대로 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
준공영제의 향후 운영원칙과 공영성의 강화방안, 그리고 요금체계와 조정 기준에 대한 보다 폭넓은 공론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의 요금체계를 조정할 필요도 있다.
정책결정에 앞서 다양한 시민적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하려는 “협치행정”의 실종을 바로잡아야 한다. 일방적 행정을 지양하고 시민적 합의를 통해 그 방안을 도출하려는 민주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면 더 큰 시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부산시는 되새겨야 할 것이다.
2010년 10월 23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김대래 범 산 신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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