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농구단 연고지 수원 이전에 대한 부산경실련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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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1-06-16 13:23 조회3,298회 댓글0건첨부파일
- 보도자료-KT농구단 연고지 수원 이전에 대한 부산경실련 입장.hwp (106.5K) 34회 다운로드 DATE : 2021-06-16 13: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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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 무사안일 체육행정으로 연고지 이전 명분 제공
무너진 지역균형발전의 원칙, 스포츠의 수도권 집중화
지역연고제 정착을 위한 스포츠구단 각 지역에 현지법인을 둬야
지난 9일 KT농구단 연고지 수원 이전이 결정되었다. 이에 부산시는 KT농구단은 물론 KBL을 강하게 비판하며 “구단과 이사회의 일방적인 결정이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KT농구단은 KBL이 2023년 6월부터 각 구단이 연고지에서 경기와 훈련, 업무를 같이하는 연고지 정착제도를 도입한 것을 근거로 훈련 체육관과 구단 사무국이 있는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연고지 정착제의 취지에 반하는 행위다. KBL의 연고지 정착제 시행은 연고지에 홈경기가 열릴 때만 지방을 찾는 프로농구 구단들의 실정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이지 연고지를 옮기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KT농구단은 KBL의 연고지 정착제를 교묘히 악용한 것과 다르지 않다.
연고지는 스포츠 구단의 근거지다. 구단은 연고지를 기반으로 형성되고 연고지 지역민의 응원과 입장권 및 상품 구매 등으로 수익을 얻는다. 또한 지역민은 연고지의 구단이 좋은 성적을 거두어 우승하는 것을 지역의 자랑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따라서 연고지와 구단은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지역민들의 자긍심은 물론 각별한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구단과 지역민의 끈끈한 유대로 부산의 대표적 프로스포츠 구단으로 성장한 롯데자이언츠가 연고지와 구단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롯데자이언츠는 부산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부산 지역민의 충성도 높은 팬덤은 타지역에도 익히 알려진 바이다. 롯데자이언츠는 관중동원, 시청률, 여론조사에서 모두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사직구장은 부산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여 그 응원 방법이나 선수별 응원 노래가 야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알려졌다.
이번 KT농구단의 수원행은 18년간 지역민의 사랑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경제적 이익과 구단의 편의가 우선이었고 ‘팬’은 결국 뒷전이었다. KT농구단의 모기업 KT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외면한 비윤리적 행위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또한 문화·체육 분야의 또 다른 수도권 집중화를 부추긴 일이다. 다른 지역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농구단들이 2023년까지 연고지에 정착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하고 단계별로 준비하는 모습과는 반대의 길을 택했다. 사실 KT농구단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고지 이전을 자주한 구단이다. 프로농구 출범 원년엔 전신인 나산 플라망스(1997년)가 전라남도 광주에서 시작했고, 이후 여수(2000년)를 거쳐 2003년 부산에서 부산KTF로 시작하여 현재까지 영호남을 아우르는 연고지 이동이 계속되었다.
지난 18년 동안 부산시민들은 KT농구단과 KT에 많은 사랑과 지지를 보내왔다. KT농구단의 경기력이 최근에 좋아졌지만 그 이전에는 그렇지 못했음에도 연간 7만 명에 달하는 부산시민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KT는 2020년에 동백전 대행사로서 100억원의 수수료를 부산시로부터 챙겼다. 게다가 부산시와 KT농구단 팬들이 시민청원을 통해 부산에 남아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정된 KT농구단의 수원행은 부산시민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렵고 배신당하는 기분이다.
KT농구단의 수원행 결정은 KBL의 연고지 정착제가 얼마나 기형적이고 유명무실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KBL의 연고지 정착은 KBL 스스로 자초하여 무너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프로농구단은 총 10개 구단이 있다. 그 중 서울에 2개 팀, 고양, 안양, 수원(KT농구단) 등 총 5개 팀이 수도권에 있다. 이번 한국가스공사가 전자랜드를 인수해 인천에서 대구로 이전하지 않았다면 무려 6개 팀이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이는 기형적 구조이고 지역균형발전 원칙도 이미 무너졌다.
KT농구단 측의 해명처럼 부산시가 지지부진한 태도로 정착 작업을 진행하지 못한 것도 분명하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해 9월 LG농구단 정착 작업을 마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한 반면 부산시는 무사안일한 체육행정으로 KT가 연고지를 이전할 명분을 제공했다.
이번 KT농구단의 수원행 결정은 결국 구단이 모기업 의존하는 구조에 따른 결과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프로스포츠 구단의 연고지 이전은 계속해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이며 그 방법으로 각 구단과 KBL은 지역과의 연계성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각 구단들이 지역에 안착하는 현지법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 밀착 마케팅 전략을 다양하게 진행해야 지역민으로부터 ‘우리 구단’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부산시도 무사안일의 체육행정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행정을 보여 부산시민들에게 건강한 체육 문화 활동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2021년 6월 14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김대래 최인석 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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