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기업회생 신청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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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4-12-24 10:22 조회188회 댓글0건본문
| 일시 : 2024년 12월 23일(월) 오전 11시30분
| 장소 : 부산지방법원 앞
| 주최 : 국제신문 비상대책위원회
국제신문 임직원들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부산법원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국제신문은 지난 20일 기업회생 신청을 하고 대주주 능인선원과의 법적 분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국제신문이 기업회생을 통해 77년 전통의 지역 정론지 위상을 지켜내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국제신문은 이날 회생기간에도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국제신문 경영정상화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랍니다.
<국제신문 기업회생 신청 대시민 호소문>
국제신문을 살리겠습니다
1947년 9월 1일 창간한 국제신문은 신군부의 탄압과 심각한 자금난 등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77년 동안 부산 울산 경남 대표 정론지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독자와 시민 여러분이 없었더라면 국제신문은 이미 역사 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입니다. 위기 때마다 따뜻한 손 내밀어주시고, 쓰러질 때마다 일으켜세워 주시고, 흔들릴 때마다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주신 독자·시민 여러분께 국제신문은 큰 빚을 졌습니다.
국제신문 전 구성원은 오늘 염치없게도 또다시 독자·시민 여러분께 절박함을 호소하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국제신문 전·현직 기자와 경영·판매·광고·문화사업 부문 사원 등 147명은 채권자 권한으로 지난 20일 부산회생법원에 국제신문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습니다. 더는 자력으로 국제신문을 살려낼 방법이 없어 법정관리라는 극약 처방을 선택했습니다.
국제신문 전 구성원은 지역신문에서 일한다는 자긍심으로 고질적인 임금 체불, 대주주의 경영 파탄 횡포를 견뎌 왔습니다. 당장 생계가 어려워도 부산 울산 경남의 균형 발전을 이루고, 지역 소멸에 저항하며, 수도권 공룡을 향해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했습니다.
그렇게 버티고 버텼지만, 간절히 애쓰고 노력했지만 이제 국제신문은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습니다.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 심장충격기로도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현 대주주인 능인불교선양원(능인선원)이 경영에 개입한 2006년 이후 국제신문의 위상과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대주주가 부도덕한 사장 선임을 강행하면서 경영은 파탄 났고, 국제신문에는 수치와 고통만 남았습니다. 2012년 능인선원 이정섭 원장이 국제신문 구성원 반대를 철저히 무시하고 임명한 차승민 전 사장은 분식과 불법으로 지역 대표 언론사를 조롱거리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차 전 사장은 2017년 12월 횡령·공갈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국제신문은 심각한 자본 잠식에 빠졌습니다.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연매출액의 130%를 넘고, 자본금의 3배에 가까워졌습니다.
종교 지도자 이정섭 원장의 ‘허위 학력’과 MB에 상납한 수억 원 ‘당선 축하금’이 발각된 것도 국제신문에 타격을 줬습니다. 윤전공장 신설 등 당시 국제신문 회장이던 이정섭 원장과 차승민 전 사장의 ‘짬짜미’로 실행된 사업은 국제신문을 나락에 빠뜨렸습니다.
경영 파탄에 따른 수백억 부채, 이로 인한 금융비용을 국제신문이 떠안았습니다. 직원 급여와 상여가 체불되고, 퇴직금 수십억 원을 지급하지 못해 통장을 압류당하는 일이 흔합니다. 4대 보험료와 세금, 사무실 임차료까지 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윤전공장 계좌도 압류됐습니다. 4대 보험료 미납으로 직원 개인의 금융 거래도 막혔습니다. 매달 직원 급여를 털어 넣어 회사 부도를 막습니다.
그런데도 대주주 능인선원은 “회사 경영 부실을 주주에게 책임지라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소유와 경영은 분리”라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합니다. 이정섭 원장은 2018년 국제신문 회장직을 사퇴하고 서류상 아무런 책임이 없는 위치에서 사태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대신 얼굴도 모르는 능인선원 고령 신도를 번갈아 국제신문 대표이사로 등기했습니다.
애초 대표이사로 등기됐던 고령의 보살은 임금 체불에 따른 고소와 진정이 이어지자 사임했습니다. 그러자 능인선원은 최근 또 다른 보살 한 명을 대표이사로 등기했고, 역시 법적 책임을 견디지 못해 사임계를 냈습니다. 일련의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국제신문에는 정식 등기된 ‘대표이사’ 또는 ‘사장’이 없었습니다. ‘정식 대표이사’든 ‘무늬만 대표이사’든 아예 사장이 공석인 날도 길게 이어졌습니다. 급기야 이정섭 원장은 올해 들어 국제신문과 하등의 관계없는 공인중개사 출신 제삼자를 대리인으로 보내 불법 구조조정(권고사직 후 퇴직금은 할부로 지급)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신문은 지금까지 대주주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회사를 살릴 방안을 제시했지만, 능인선원과 이정섭 원장은 본 척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들이 가진 100% 지분을 무기로 경영·인사상 온갖 만행을 자행하려고만 합니다. 국제신문은 능인선원과 이정섭 원장이 100% 지분을 가진 회사입니다. 지분율은 능인불교선양원 대표 이정섭 77.38%, 국제장학재단 11.31%, 국제장학문화재단 11.31%입니다. 두 장학재단의 이사장 역시 이정섭 원장입니다. 언론사를 경영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이정섭 원장은 회사야 어떻게 되든 말든 그동안 투입한 자금을 모두 회수하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경영을 파탄 내고, 국제신문 전 구성원과 그 가정을 무너뜨린 데 대한 일말의 양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에 국제신문 전·현직 기자와 사원 등 모든 구성원은 기업회생을 거쳐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주주와 강제 결별하고, 회사 경영을 정상화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본전 생각’에 눈이 멀어 77년 전통 국제신문의 숨통을 끊고, 건전한 지역 공론의 장을 말살한 ‘나쁜 자본’과 반드시 결별하겠습니다. 부실 경영을 청산하고 지역언론의 건강한 가치를 회복하겠습니다.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허가하면 국제신문 전 구성원은 뼈를 깎는 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급여를 제대로 받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각종 제재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수익사업을 진행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더 이상 아낄 것도 없는 비용을 재차 삼차 절감해야 합니다. 종이와 잉크를 비롯해 신문 발행에 필수적인 물품의 거래가 막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본에 억압당하는 국제신문 전 구성원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기업회생, 법정관리입니다. 우리는 신문을 만들고 싶습니다. 좋은 신문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년이 돌아오고, 기업이 넘쳐나며, 어르신이 행복하고, 날마다 아기 울음소리로 떠들썩한 부산 울산 경남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회생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힘들다고 딴짓 하거나 함부로 기사 쓰지 않겠습니다.
최근 국제신문의 기업회생 추진 소식을 듣고 지역 시민사회와 노동단체를 비롯해 정계 재계 학계에서 잇따라 성명을 내며 응원해주셨습니다. 국제신문 정상화를 촉구하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국제신문 전 구성원은 큰 힘을 얻었습니다. 반드시 건강한 지역언론으로 살아서 돌아오겠습니다. 뼈를 깎고, 피를 토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다시 한번 독자·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제신문이 쓰러지지 않도록, 포기하지 않도록 한 번만 더 따뜻하게 안아주십시오.
2024년 12월 23일
국제신문 기업회생 신청인 147명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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