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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기후위기 시대, 새 시장에 바란다 (2026.06.07.)

작성자 no_profile 부산경실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6-07-13 15:39 조회6회 댓글0건
[국제신문] 기후위기 시대, 새 시장에 바란다 (2026.06.07.)

조용언 부산경실련 공동대표 ·동아대 명예교수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이제는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정책을 밀도 있게 추진하는 일이 숙제로 남았다. 그런데 새 시장의 정책공약에는 기후변화의 완화와 적응에 관한 내용이 잘 보이지 않는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밀어 올리는 기온상승은 폭염·폭우·폭풍으로 인한 재난과 인명 피해, 농작물 생산 가능 남방한계선의 북상, 해수면 상승과 산호 소멸, 바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어장 황폐화, 영구동토층의 감소, 북극해빙 소멸 등 그 영향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기후변화의 영향은 인간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태계 전반에 미치며, 현대문명의 지속가능성을 끊어버릴 수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에 체결된 파리협정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210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2.0℃ 훨씬 아래로 유지하고, 가능하면 1.5℃로 억제하자는 목표를 수립했다.

우리 정부도 이 협정에 따라 2021년 9월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기법’)을 제정하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89.9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여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이행 기반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탄기법’ 제24조에는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와 관련된 규정이 있다. 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용하는 예산과 기금이 온실가스감축 및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정부의 예산편성과 집행 등 재정 운용과정에 반영하는 제도이다. 쉽게 말해 돈을 쓸 때 기후변화를 악화시키는지 완화시키는지 꼬리표를 붙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앙정부의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는 2023회계연도부터 시작되었다. 중앙정부는 국가재정법과 국가회계법에 따라 온실가스감축 예산과 집행 실적, 온실가스감축효과 등을 보고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경우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도를 도입할 법적 근거가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보다 한발 앞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도입하고 있다.

대전시 대덕구가 2021년 4월 전국 최초로 관련 조례를 제정한 이래 각 지방자치단체로 확산하고 있다. 이웃인 경상남도는 2022년에 광역자치단체 중 전국 최초로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서를 발간했고 2026년 현재 다섯 번째로 발간하여 홈페이지와 탄소중립지원센터에 게시한 상태이다.

부산시도 늦었지만 2025년 5월 21일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도 운영조례를 제정하고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부산시 홈페이지에는 이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가 없다. 부산시 탄소중립지원센터에도 제도만 소개되어 있고 아무런 예결산 자료가 없다. 제도가 시행된 지 5개월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시민은 진보적 성향의 전재수 시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새 시장이 취할 시정의 혁신은 기후변화정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기후위기가 시대의 화두가 된 마당에, 새 시장은 기후변화를 정치와 행정의 철학으로 삼고 관련 정책을 철저히 수립하기 바란다. 아니 기후변화가 부산시 정책과 발전전략의 최우선 순위에 놓이기를 바란다.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도의 조속한 정착과 함께 기후대응기금도 현재의 300억 원 수준에서 확대하고 각 부서에서 집행하고 있는 기후대응사업예산을 통합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설치하여 운용함으로써 부산시가 기후변화에 진심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간한 제6차 평가보고서 ‘기후변화 2023 종합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활동에 기인한 것임을 명백히 밝히면서 각 국가가 제출한 2030년까지의 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를 경우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실가스감축에 지구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말이다. 새 시장은 새로운 문명을 여는 새벽에 서 있다. 부디 기후위기인지 감수성이 높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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