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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래의 메타경제] 좋은 정책은 포장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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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2-04-13 13:09 조회8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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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래의 메타경제] 좋은 정책은 포장이 필요하지 않다 


원문 링크 :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2041218535495626


상품을 홍보하는 광고의 기능에 대한 경제학적 해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홍보비용이 가격에 전가되어 결국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비록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지만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한 만큼 기업의 책임이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부정과 긍정이 교차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홍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기업에서 시작된 홍보가 효율적인 국정이라는 이름으로 정부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정책들에 산뜻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음에서 쉽게 알 수 있다. 돌이켜 보면 1930년대 미국에서 대공황을 탈출하기 위해 마련하였던 일련의 정책에 붙였던 ‘뉴딜’만큼 이름 붙이기가 큰 성공을 거두고 훗날에도 계속 회자되고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도 괜찮은 정책에는 뉴딜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은 유혹에 끌리는 것을 본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이 고안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판 뉴딜의 두 기둥인 디지털과 그린에도 다시 뉴딜을 붙였는데, 어려운 시기에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하는 의미를 주는 데 뉴딜만큼 좋은 것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과한 포장은 가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현 정부의 핵심 경제 공약으로 제시되었던 소득주도 성장이 그러한 예의 하나다.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은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으로, 임금을 올리면 소득이 늘어나 결국 소비도 늘어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좋은 정책이었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심한 반대에 부딪쳤고, 또 인상의 효과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소득주도 성장은 많은 비판을 받고 주춤하게 되었다. 그냥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라고 하였으면 그렇게까지 비판을 받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상징적인 포장 때문에 도를 넘는 비난을 감내하여야 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윤석열 당선인이 이끌 새 정부의 정책을 인수위원회에서 한창 검토하고 있다. 아직 큰 골격을 다듬는 단계에 있어 세부적인 정책을 제시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다. 새로운 국정 목표가 세워질 것이기에 새로운 정책들도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새 국정 철학에 따라 거기에 맞게 체계를 갖춘 정책을 만들려고 하다 보면 멋있고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싶은 유혹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보면 알 수 있듯이 멋있는 이름을 갖는 정책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하여 수없이 많은 정책들이 나열되고 목표치들이 설정되었지만, 1단계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한 참여정부 이후 가시적인 정책은 별로 진척되지 못하였다. 그렇게 미적거리는 사이에 수도권 집중은 더욱 가속화 되었고, 지역은 인구 소멸이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제대로 실천하지 않을 정책들을 아름답게 나열하는 것보다는 좀 거칠더라도 5년 임기 내에 제대로 실천할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실제로 지금 부산 시민들은 윤 당선인이 선거기간 동안 약속했던 부산 관련 공약들을 계속 머릿속에 떠올리며 반추하고 있다. 부산 경제와 관련하여 윤 당선인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등 몇 가지 공약을 콕 찍어 제시하였다. 당선 이후 이행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두리뭉실하게 표현하는 기존의 공약 관행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나아가 선거 전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산업은행 하나 가지고는 안 된다’는 말로 추가적인 금융기관 이전의 필요성도 주저 없이 제기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균형발전은 모든 지역을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려고 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해외에서도 수도 이외에 수도권에 버금가는 성장거점을 키워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흐름이 지배적이다. 수도권의 대극인 부산지역에 활력 있는 경제거점을 만들어 주위로 발전 동력이 퍼져 가게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균형발전을 이루는 길이다.

그동안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강한 의욕을 보이지도 않았고, 섬세한 수단들도 제시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 균형발전 없는 정부의 성공은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산업은행과 몇 개의 금융기관을 먼저 부산에 이전하고 이를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만드는 정책을 과감히 추진하여야 한다. 너무 많이 고민할 필요 없다. 새롭고 좋은 정책은 많은 포장이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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