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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인상 어디까지, 지하철 '서민의 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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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지역경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70-01-01 09:00 조회8,8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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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의 적자해소, 요금인상으로 해결할 수 없다.-

  1985년 7월, 지하철 1호선 노포동-범내골 구간의 개통이 이루어진 이후, 부산의 지하철은 21년
의 세월을 달려왔다. 1990년대 지속적인 노선 확충과 2호선 개통의 과정을 거치면서 계속 늘어나
던 지하철 이용승객은 2002년을 고비로 줄어들기 시작하여, 2005년 하반기, 3호선 개통에도 불구
하고 이용승객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부산시가 도로개설과 확충을 통해 도로율과 시내
도로에서의 주행속도를 높이는 등 시민들의 승용차 이용을 부추기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지
적이 많다. 이러한 정책 잘못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
고 있는 것이다.   


<img src="http://user.chol.com/~ccejps/issue/지하철2.jpg">
  지난 7월8일자로 부산지하철 요금이 현금 승차 기준으로 1구간 1,100원, 2구간 1,300원으로 인상
되었다. 전년도인 2005년 1일 1일자로 구간별 200원씩 인상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또다시 구간
에 따라 200~300원의 인상이 이루어졌다. 문제는 부산지하철 요금의 인상 시기의 간격이 2000년
이후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반대로 지하철 요금 인상의 폭은 오히려 갈수록 커져만 간다는 것이
다. 특히 지난 2003년 700원과 800원이던 지하철 요금이 두 차례 인상을 거쳐 1,100원과 1,300원으
로 조정됨으로써 불과 3년 만에 50%라는 엄청난 인상률을 기록하였다.
 

<img src="http://user.chol.com/~ccejps/issue/지하철3.jpg">
  지난 1998년 7월 국가공단인 부산교통공단으로 출범한 부산지하철은 올해 1월 1일자로 건설교통
부에서 부산시로 이관되면서 현재 부산시 산하 공기업인 “부산교통공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건설교통부와 부산시는 ‘부산교통공단’의 조기이관에 합의하고, 2004년 9월 8일자의 합의문 작성
에 따라, “부산교통공단”의 부산시로의 이관을 결정하고, 기존에 부산교통공단이 안고 있는 2002
년 말 기준 전체 2조2천935억원의 부채 가운데 20.6%에 해당하는 4천736억원을 부산시가 분담하
기로 하였다. 여기에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의 부채 이자와 운영적자 까지도 부산시가 떠 안게
되면서 부채 부담분과 이자 및 합의시부터 이관이 될 때 까지의 운영적자가 포함된 6천여억원이
“부산교통공사”의 출범과 함께 부산시의 부담이 된 것이다.

  실제 2005년 12월말 기준으로 부산시가 분담하게 된 부채는 원금 6천761억원과 이자 1천570억원
을 합쳐 8천331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6년 말에는 원금 및 이자포함 1천17억원을 상환
하여 7천314억원으로 약간 줄어들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2008년도로 예정된 이관일정을 2년
이나 앞당겨 이관에 합의하게 된데는 정부의 부산시로의 이관 의지와 함께 부산시가 부산APEC정
상회의를 앞두고 이와 관련된 예산지원과 함께 여러 건설공사의 국고지원을 일정비율 확대하는 인
센티브를 제공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차적 요인으로 인해 정작 ‘부산교통공사’는 부담을 떠안
을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img src="http://user.chol.com/~ccejps/issue/지하철4.jpg">
  부산시는 올해 “부산교통공사”의 운영적자를 1천151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1년 1천386억원
이던 운영적자는 2002년에는 1천540억원, 2003년 1천653억원, 2005년 1천853억원 등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3호선 개통과 함께 이루어진 업무개선 및 아웃소싱 확대와 부산
교통공사 출범이후의 자구노력을 통해 올해 운영적자를 줄여나가고 있다는 말에 희망을 걸 수 있
음이 다행이다. 건교부와 부산시의 합의문 제5호에 따르면, 2006년 부채이자와 운영적자는 부산
시 자주재원으로 해결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부산시는 2006년도 올해 예산에서 부산교통공사의 부채이자 및 운영적자를 해결할 자주재
원을 편성하지 않았고, 부산교통공사로 하여금 고정부채로 잡아놓게 하였다. 기획예산처는 지난 3
월 24일 부산시로 하여금 부산교통공사의 운영적자에 대한 예산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하철건설부문 국비지원금 1천294억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통보하였다. 그러
나 부산시는 기획예산처의 이러한 통보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국비지원금이 전액 삭감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에 다급해진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지하
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하면서 지하철요금을 인상하게 된 것이다.


  <img src="http://user.chol.com/~ccejps/issue/지하철10.jpg">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번 지하철 요금 인상 결정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되었다
는 점이다. 5.31지방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이 알려지면서 부산지역의 시
민사회단체들이 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성명과 논평을 발표하였고, 6월 21일에는 부산시민연대가
시청 앞 광장에서 공공요금 인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까지 개최하였다. 이러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는 6월 23일 물가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25명 중 18명 참석, 17명 찬성
으로 요금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이러한 부산시와 물가대책위원회의 결정이 시민들의 의사에 반한
다는 사실은 부산시민연대가 지난 7월 13일 실시한 지하철요금 관련 시민설문조사에 잘 나타나 있
다.


<img src="http://user.chol.com/~ccejps/issue/지하철5.jpg">
  시민연대의 시민설문조사 결과, 부산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 가운데 90%가 이번 요금인상폭
이 과다했다고 응답했으며, 84%의 시민이 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에 대한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
의 홍보가 부족했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한 이번 요금인상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시민들이
이번 요금 인상은 잘못됐다고 답하고 있다. 즉 이번 지하철 요금 인상은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가
부산시민들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하면서 이루어졌지만, 정작 시민들은 이번 요금 인상에 대해 잘못
된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는 이러한 시민들
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조차 게을리 했던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물론 매년 수백억원씩 발생할 부산교통공사의 운영적자를 부산시 재정만으로는 감당하기는 상당
히 어렵다. 부산시와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하철요금이 운송원가의 36%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교통요금이 결코 비싸지 않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하철 요금 인상만으로는 만성적인 부산교통공사의 적자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지하철은
어느 나라든 많은 자본이 소요되는 시설이어서, 엄청난 공사비 부담으로 흑자운영을 하는 곳이 없
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의 수송분담율을 전체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부산지하철의 승객 감소로 인한 적자운영은 좀처럼 줄어들 수 없을 것이다. 버스와 지하철, 택
시까지 포함하는 대중교통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없이 대중교통 요금만 인상하는 것은 서로
의 승객이 옮겨 다니는 악순환만 연속될 뿐이며, 부산교통공사는 물론이고 버스업계와 택시업계
의 적자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img src="http://user.chol.com/~ccejps/issue/지하철7.jpg">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산시가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대중교통으로
흡수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부산시는 대중교통개선을 위해 내년에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버스노선 조정과 함께, 버스와 지하철간 환승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부
산시는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환승을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전면적인 버스노선 개편
방안을 마련하는 일과 환승센터의 마련 등 환승 체계를 수립하는 일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리고 부산시는 부산교통공사, 버스업계, 택시업계, 시민단체 등과 시민들을 위해 상생 관계를
형성하고, 부산시민들이 대중교통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
이다. 뿐 만 아니라, 대중교통에 대한 투자와 함께 대중교통은 공공재로서 효율성을 고려할 정책대
상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대중교통의 활성화를 통해, 교통 혼잡비용의 절감과 에너지낭비의 해소
등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매우 크다. 대중교통수단을 ‘수익자부담원칙’을 적용하여 요금을 인상한다
면 사회전반에 있어서는 사회적 비용을 오히려 늘리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img src="http://user.chol.com/~ccejps/issue/지하철8.jpg">
  부산교통공사는 지하철 승객감소 등 경영난의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만 돌리지 말아야 한다. 부산
교통공사는 적극적인 광고 유치나 지하철 시설물을 이용한 수익 창출과 같은 경영혁신 방안을 강
구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같은 자구노력 등을 통해 적자폭 축소를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할 것
이며,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한 노력 또한 획기적으로 전개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부산교통공사는 부채해결을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인 요금인상에만 매달리지 말고, 부산
시민을 위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중교통수단간 상생협력 관계
구축, 고객 창출을 위한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 경영의 투명성 확보 등을 통해 앞으로 부산교통공
사는 부산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부산의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부산지하철은 진정한 부산시
민의 발로 거듭 태어나게 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공기업의 공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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