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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분쟁과 갈등... 부산시는 뒷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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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3-06-19 11:08 조회8,6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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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발표한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가구 중 아파트의 비율은 59%에 달한다. 단독주택에 비해 주거생활이 편리한 아파트의 비율은 점점 더 확대될 것이며, 이에 비례하여 아파트 관리를 위한 비용의 규모로 점차 커져 전국 아파트의 관리비가 한해 12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관리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감독하는 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해당지자체에서는 사적재산이라는 명목과 인원·예산의 부족을 핑계로 주민들의 자치에만 맡겨두고 있다. 이렇다보니 눈먼 돈이라는 관리비의 횡령과 공사비 부풀리기, 공사 수의계약을 통한 리베이트 등 여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 관리비 회계 부정·비리, 공사비 리베이트 비리 여전해...

 

 연일 보도되고 있는 공동주택의 부정·비리 사례는 해당 아파트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공사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공개입찰과정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통해 공사비를 부풀리기도 하고, 관리비를 사용함에 있어 제대로 된 영수증빙을 첨부하지 않아 관리비의 사용내역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기장군의 한 아파트는 지난 3년간의 관리비 회계 부정을 통해 총 3억 8천만 원이라는 관리비가 증발했다. 영수증빙이 없는 것을 비롯하여 공사업체와의 계약서 부재, 3개월에 걸친 회계데이터의 삭제, 변경을 통해 입주민 공동의 관리비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진 것이다.

 공동주택과 관련한 부정·비리 중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하자 및 보수공사 진행과정에서 생기는 분쟁과 갈등이다. 특히 공사업체 선정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간의 담합, 이를 눈감아 주는 감사가 있다면 공사계약간의 부정과 비리를 밝혀내기 힘든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아파트 공사비의 규모는 수백만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를 만큼 다양하고 큰 규모의 공사도 많다. 공사업체들은 많은 이득을 남길 수 있는 공사를 입찰받기 위해 이에 관계하고 있는 입주자대표들과 관리사무소에 로비하는 관행은 여전히 존재한다.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입주자대표와 결탁하여 부풀려진 공사비의 일부를 리베이트로 제공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와 같은 부풀려진 공사비는 결국 입주민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이를 둘러싼 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전 대표자와 입주민간의 갈등 심각

 

 또 다른 문제는 입주자대표 자격을 둘러싼 갈등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동주택의 관리·운영에 대한 의결권, 관리비등의 집행을 위한 사업계획 및 예산의 승인, 위탁관리 사업자 선정권 등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권한을 체계적으로 감시하고 감독해야 하는 업무는 감사 한명에게 주어져 있고 이것마저 입주자대표와 감사가 결탁하여 서로 눈감아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한 위탁관리 사업자 선정권한이 입주자대표회의에 있어 자신들의 구미에 맞지 않는 관리소장을 수시로 교체하는 등 입주자대표회의의 횡포가 심각한 단지가 많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곳곳에서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을 두고 분쟁과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전 입주자대표와 새롭게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려는 입주자들 간의 명예훼손, 허위유포, 모욕죄 등의 소송은 여전히 지속되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12월 해운대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자대표 선거과정에서 투표함을 절취하는 사건마저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갖가지 이유와 허위사실 조작 및 유포를 통해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입주자대표로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10년 주택법 개정을 통해 입주자대표의 임기를 2년 중임으로 제한하고, 500세대 이상의 단지에서 회장과 감사는 입주민들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원칙으로 직접투표를 하여 선출하도록 개정하였다. 하지만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몇몇이 세대를 방문하여 투표를 받는 방식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더군다나 곧 개정될 주택법에서는 또다시 회장과 감사의 선출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개정하여 입주민들의 반발과 논란을 낳고 있다.

  

** 법에 명시된 ‘공동주택관리 분쟁위원회’ 제 역할도 못한 채, 유명무실

 

 정부는 아파트 관리·운영을 둘러싼 입주민간의 갈등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주택법 개정을 통해 각 지자체에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를 두도록 명시하였다. 하지만 부산시 16개구·군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년간 분쟁조정위원회는 1건이라도 개최된 곳이 없었다. 특히 강서구, 금정구, 기장군은 아직 분쟁조정위원회에 대한 조례도 제정되어 있지 않았다. 금정구에서 유일하게 2건의 분쟁조정신청이 있었지만 관련 조례가 없다는 이유로 분쟁조정위원회가 구성되지도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부산시의 경우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주택수 1,297,577세대 중 약 658,934세대로 약 51%에 이른다. 이중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은 888단지 536,676세대이다. 지난 3년간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민원은 2010년 424건, 2011년 567건, 2012년 628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중 ‘입주자대표회의 선출·회의운영·권한문제’에 대한 민원이 2010년 96건, 2011년 181건, 2012년 188건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이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에서 서류로 접수된 민원만을 얘기하는 것이며 전화민원과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에서 발생되는 민원까지 합한다면 더 많은 분쟁과 갈등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가 지난 2년간 1회도 개최되지 못했다는 것은 분쟁조정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부산경실련이 만나본 입주민들은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결과에 대한 법적구속력이 없어 조정신청을 기피한다고 한다. 또한 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는 점 때문에 소송으로 진행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담당공무원은 분쟁조정위원회의 소집과 조정과정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조정신청을 회피하고 관련법규의 설명과 관리규약에 맞추어 잘 해결할 것을 유도한다고 한다.

 

** 부산시 16개 구·군 형식적인 입주자대표회의 교육 진행, 실질적 도움 안돼

 

 정부는 입주민 및 입주자대표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2010년에 주택법을 개정하여 각 지자체에서 년1회 4시간씩 ‘운영 및 윤리교육’을 실시하도록 명시하였다. 부산시 16개 구·군에서도 이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의 내용과 방식에는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입주민뿐 아니라 입주자대표들도 주택관리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관리·운영에 대한 부분은 많이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입주자대표회의 구성과 운영, 관리기구, 관리규약의 제·개정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되고 있으며, 입주자대표와 입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관리비회계, 감사업무방식, 공사업체 선정방식에 대한 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그리고 투명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을 위한 선거방식,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의 유의점에 대한 교육도 부족하다.

 또 다른 문제는 주택법에 명시된 교육의 방법과 해당 지자체의 교육진행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주택법에서 년1회 4시간 교육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어 각 지자체에서는 위탁교육을 통해 매년 4시간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자대표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이 년 4시간으로 충분한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까지 사하구만 년2회 8시간으로 나누어 교육을 진행하였지만 올해 예산상의 이유로 년1회 4시간으로 교육을 축소하였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홍보도 관리사무소에 공문만 발송하며, 실질적으로 입주민들이 참여하기 힘든 오후 2시~6시 무렵에 교육을 진행하여 낮은 참석률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반해 성남시의 경우 입주민 및 입주자대표를 위한 법률 아카데미를 개설하여 상·하반기 4주간의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회계관리와 주택관리업자 및 각종 사업자 선정방법, 장기수선계획에 대한 심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주택관리사협회에서 모든 교육을 담당하는 부산시 지자체와 달리 강의주제에 따라 관련 전문가 및 교수를 초빙하여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남구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입주민 및 입주자대표를 위한 아카데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의 경우에는 시가 나서서 공동주택 관리비와 공동체 사업에 대한 주민교육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 정부와 서울시, 공동주택 문제해결 나서... 부산시는 아직?

 

 최근 공동주택 부정·비리에 대한 연이은 보도와 분쟁과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손실이 커지자 국토교통부에서는 지난 5월 28일‘아파트 관리제도 개선 대책’을 통해 공동주택에 대한 1)상시적 감시체계를 마련하고 2)지자체 감독 및 비리자 처벌 강화, 3) 관리직원, 입주자대표외의 등 윤리성·전문성 제고, 4)입주민 참여제고 및 홍보강화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서울시는 공동주택 관리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관 협동기구로 ‘공동주택관리 지원센터’를 개설하고 공동주택 외부회계감사를 시작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나섰다. 관리비를 비롯한 통합정보마당 운영과 입주자대표회의 교육은 물론, 지자체에 맡겨두었던 공동주택 관련 민원해결과 조사, 외부감사 지원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 공동주택 문제해결을 위해 회계기준, 감사기준 마련되어야...

 

 그동안 입주민들은 공동주택 문제해결을 위해 주택법 및 관계 법령에 명시된 사항만이라도 해당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관리·감독을 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시는 관할구청의 업무라며 민원을 이관하고, 해당 지자체는 공동주택이 사유재산이라는 이유와 담당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회피하고 있다. 그동안의 주택정책이 건설에 비중을 뒀던 중심축이 이제는 관리로 옮겨오고 있다. 즉, 부산시와 지자체는 더 이상 갖가지 이유로 아파트에 대한 관리·감독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공동주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 입주민, 관리주체간의 서로 견제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전문성, 그리고 업무추진과정에서의 정직성과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관리규약으로 각 단지별로 상이하게 다른 규정들을 하나로 일괄되게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관리비 산정 및 회계기준을 통일되게 마련하여야 하며, 공사업체 입찰과정의 정보공개와 주민설명회 및 주민동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 효과적인 교육프로그램과 지원방안도 병행되어야...

 

 현재의 외부회계감사는 관리주체가 제공하는 회계장부와 통장내역의 숫자만 맞추어보는 수준이다. 이는 관리비 부정과 비리를 정당화해주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업무에 대한 감사도 함께 병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종합적인 감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내부감사에 대한 매뉴얼을 마련하여 감사에 대한 방법과 방향을 제시하여 투명한 관리비 집행과 공사계약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입주민과 입주자대표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와 기초자치단체간의 협력과 지원을 통해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지원방안이 필요하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고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심화과정과 관련 전문가를 초빙하여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입주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여 투명하고 깨끗한 공동주택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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