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시티, 미래 희망 vs 개발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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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2-07-23 13:38 조회10,541회 댓글0건본문
국제산업물류도시 2-1단계 구역에 대한 개발이 지난해 4월 시행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하 친수구역 특별법)’의 친수구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 수자원공사는 지난 7월 부산 강서구 일대에 조성키로 한 국제산업물류도시 2-1단계 사업을 “에코델타시티”로 개발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360만평 규모의 친수.생태형 수변 자족도시 건설이 목표
국제산업물류도시 2-1단계 구역은 강서구 명지동과 대저동 일대로 하천지역을 포함하여 약 360만평(13.35㎢) 규모로 2012년부터 사업을 추진하여 2018년 부지공사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과 공항, 신항만 등을 연계한 산업물류도시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친수구역 특별법에 따라 자연형 하천을 적극 활용하여 친수 및 생태형 수변 자족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의 시행은 부산광역시와 부산도시공사,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공동 참여하는 공영개발 방식이며, 해운과 항만관련 산업 및 물류, R&D 시설이 들어서는 산업기능과 배후주거 및 수변경관을 활용한 다양한 배후도시 기능, 마리나와 수변형 상업시설 및 국제업무시설이 들어서는 상업.업무지역, 해양과 수변형 레저시설과 수변공원 및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문화지역 등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 인구 7만5천명이 거주하는 R&D중심의 첨단산업단지형 물류도시 계획
사업이 완료되면, 2만8천세대 규모의 주택이 건설되어 인구 7만5천명 규모의 신도시가 건설되게 된다. 국제산업물류도시 2-1단계 지역은 김해공항 남서쪽 제2남해고속도로 남쪽에서 국도2호선 북쪽 사이와 서낙동강 동쪽과 맥도강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강천이 가운데를 흐르고 있다.
서낙동강을 따라, 수변문화공원과 중앙공원, 교육테마공원이 들어서며, 이 주변으로 중심상업지구와 공동주택 등이 입지하게 된다. 평강천과 국도2호선 사이의 서낙동강변으로는 마리나 시설도 유치될 예정이다. 첨단산업과 R&D중심의 산업용지는 내륙을 중심으로 배치되며, 주거지역과 상충지역에 배치되며 주로 항공소음이 심한 맥도강 주변으로 밀집하게 된다. 물류용지는 평강천 주변의 남북으로 분산 배치하여 신항배후 물류축과 연계할 예정이다.
** 공동주택 중심 여전하지만, 수변과 생태를 고려한 다양한 공원.녹지 계획
주택건설은 공동주택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되며, 단독주택은 약 6.8%로 전체 수용인구 7만4,500명 중 약5,000명이 거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원.녹지는 물의 상징적 성격을 공원에 투영하여 새로운 친수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수변을 활용한 힐링(치유)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탄소생태 숲과 건강생태회랑을 조성한다. 미래형 문화 창출 및 지역 어메니티 향상을 위해서는 교육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의 흐름을 보존하기 위해 나루터를 복원하고 문화생태회랑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었다.
국제산업물류도시 2-1단계 사업의 총사업비는 5조4,000억원이다. 이중 수자원공사가 80%인 4조3,500억원을 조달하고,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가 20%인 1조1,000억원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이들 사업비는 2018년까지의 기반조성공사를 위한 사업비에 불과하다. 상부시설비까지 포함하면 민자유치를 포함하여 15조원에서 20조원이 투입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LH공사가 사업포기, 4대강 사업 투자비 회수 위해 K-water가 나서
국제산업물류도시 2-1단계 사업은 2008년부터 부산시가 LH공사(토지주택공사)와 공동으로 추진해 오던 사업이다. 2010년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사업비 부족을 이유로 LH가 투자를 포기했다. LH가 포기한 사업을 K-water(수자원공사)가 나선다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LH가 손을 떼자 마땅한 대안이 없던 부산시가 4대강사업으로 8조원의 투자를 한 수자원공사의 투자비 회수를 위해 2010년말 친수구역 특별법이 제정되자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를 진행해 왔다.
이미 공공개발방식으로 개발이 예정되어 있던 곳의 개발을 친수구역 특별법을 적용하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4대강 사업에 따른 친수구역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도입된 이 법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어째든 부산시는 표류하던 사업의 공동 시행자를 찾게 되었고,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 이후의 유지 및 관리비용도 확보하고 투자비의 일부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은 것이다. 사업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부산시와 정부 모두 윈-윈하는 성과를 얻게 될 것이다.
** 공동주택 분양과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앵커 기업 유치 쉽지 않아.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이 사업에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아, 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향후 난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정부가 예상하는 6천억원의 수익은 토지가 100% 분양되었을 경우를 예상한 것인데, LH가 사업에 발을 뺀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수익성이 보장되는 주택분양의 경우도 지난해부터 부산지역에는 3만가구 이상이 분양되어 부동산 실수요에 비해 공급이 포화상태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만6천가구의 아파트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산업단지 기능도 회의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부산지역에 들어선 산업단지는 분양이 예전처럼 원활하지 못하다. 부산도시공사가 부채비율 300%를 넘긴 이유도 산업단지 분양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R&D 중심의 첨단산업단지 조성도 쉬운 일이 아니다. 부산지역의 우수연구인력과 협력업체의 수준, 부산시의 산업정책 전반의 낙후성 등을 고려할 때, 앵커기능을 하게 될 대기업 또는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 자족도시 아닌, 아파트와 주상복합 중심의 제2의 센텀시티로 전락할 우려도
첨단산업단지와 물류중심 도시가 성공적으로 조성되어야만, 국제산업물류도시는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자족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물류산업이나 지식기반산업을 기반으로 한 앵커 기업이 유치되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1, 2차 협력업체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최근 부산지역의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매출 감소 등을 고려할 때, 부산시의 혁신적인 산업지원과 산업단지 정책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국제산업물류도시는 국내 건설업자의 이익만 보장해준 채, 당초 목표와는 무관하게 마무리된 제2의 센텀시티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자족도시의 길은 멀고 엄할 수밖에 없다. 전례를 보더라도 자족도시로 성공한 신도시는 거의 없다.
에코델타시티가 표방하고 있는 ‘친환경 친수도시’에 대하여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조류서식환경 보호와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서낙동강 하류쪽의 마리나 시설 유치와 서낙동강변의 초고층 상업시설과 고밀도 아파트 위주의 상부시설 계획은 각종 공원과 생태회랑 배치와 상충되고 있어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부산지역의 해안개발사업의 양상을 보더라도 친수공간보다는 수익성이 우선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는 이유가 될 것이다.
환경오염과 방재대책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계획된 부지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2m정도의 성토가 이루어질 계획이다. 홍수에 대비한 침수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이로 인한 하천오염 우려도 상당하다.
** 환경오염 우려, 보상과정의 반발도 예상. 다양한 목소리 반영노력 선행되야
앞으로 사업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가 남아있다. 우선, 부산시가 요청한 ‘친수구역 지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업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사전환경성검토를 실시하여야 하며, 친수구역조성위원회의 심의와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야 친수구역으로 지정되며, 친수구역 특별법상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환경오염과 자연재해에 대한 우려, 보상과정에서의 반대에도 대비해야 한다. 현재는 강서지역 시민단체가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어떤 변화가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과거 LH공사와 주민간의 갈등 사례 등을 고려할 때, 80%의 지분을 가지게 될 수자원공사의 일방적 사업추진에 대한 우려도 크다. 부산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개발사업마다 보상만 완료하면, 부지가 확보되고 당초 목표와 달리 난개발이 되더라도 손해 볼 것은 없다는 부산시 고위공무원의 자세가 가장 큰 문제다. 센텀시티와 수영만, 용호만 등이 모두 그러했다.
** 개발업자의 탐욕이 아닌, 인간과 자연,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가 되기를
공동체와 인간, 자연과 역사가 함께하는 도시를 만드는 노력은 외면한 채, 건설업자와 기업의 개발을 통한 탐욕만을 채워주는 도시개발의 악순환이 이번에는 멈추기를 기대해 본다. “친수형 자족도시”가 장밋빛 전망으로 막을 내려서는 안된다. 개발이익을 일부에게만 보장해주는 흉물도시가 아니라, 미래세대의 몫까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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