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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대응전략, 중장기적 관점에서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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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지역경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70-01-01 09:00 조회9,4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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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의 타결은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시장에 관세장벽 없이 진출하게 되었다는 측면에서 우
리나라가 선진경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과 미국과의 FTA를 선점함으로 해서
향후, 추진 예정인 유럽연합(EU), 동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중국, 인도, 캐나다, 일본 등과 FTA
협상 과정에서도 많은 장점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선진통상국가로서의 위상강화와 대
외신인도 상승을 통한 투자유치 확대 등의 효과를 예상하게 하고 있다. 산업구조의 선진화를 통해
산업경쟁력의 강화와 소비자의 후생증대와 함께, 대기업의 투명성확보와 문어발식 확장, 왜곡된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한 예상도 만만치 않다. 미국경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됨은 물론, 개방
의 가속화 과정에서 경쟁력이 약한 분야의 쇠퇴와 몰락은 사회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으며,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대표적 국가인 미국과의 경쟁은 사회복지 정책의 후퇴와 무분별한 경쟁주
의 원칙으로 인해 계층 간 갈등과 대립을 유발할 가능성을 키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산
물 개방과 지적재산권의 강화로 인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의약품 특허기간 연장은 건강보
험재정의 약화를 가져올 우려 또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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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의 세제개편은 환경보호 정책의 후퇴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유전자조작
농산물(GMO)의 수입허가와 도축지만을 기준으로 한 수입쇠고기의 원산지 규정 등은 국민건강을
위협할 개연성을 지니고 있다. 결국 관세철폐를 통한 무역수지 개선을 통한 성과에 사로잡혀 장기
적 피해를 감수해야 할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한미FTA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동차와 섬유분야의 수출증대, 농.축산업 분야의
피해에 대한 우려 등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금융, 통신 등 서비스 분야와 방송, 지적재
산권 등과 관련된 분야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문화 분야에 대한 시장개방은
단순히 무역수지나 경쟁으로 인한 시장적 피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문화가 위축되고 미
국의 문화 제국주의가 우리사회를 점령하게 되어 우리의 정체성과 전통문화의 말살을 가져 올 수
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미FTA 타결에 대한 당장의 미국 내 관세철폐가 가져올 우리 수출시장의 성장세만을 고려하여
이에 대한 성과에 젖어 있는 다면, 향후 짧게는 3년, 길게는 15년에 이르는 관세 철폐의 유예기간
이 흐른 후 우리 시장은 미국산 제품의 홍수를 이루게 될 가능성도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관세가
철폐되는 분야에 있어서도 단순한 가격경쟁이 아닌 제품의 우수성의 입증과 기술력의 향상을 통
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또한 피해분야에 대한 철저한 현황분석과 대책을 마련하
여, 피해보상과 지원제도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는 치밀하면
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응전략의 수립도 빼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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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 보호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요구가 거의 반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 저작자
사후 50년인 저작권 보호기간이 70년으로 20년 연장되어 국내업체로선 로열티를 그만큼 더 물게
되었다. 대신 협정문 발효 후 2년의 유예기간은 두기로 했다. 저작물의 불법복제를 금지하기 위한
기술적 보호조치에 있어서도 미국 측 입장이 거대로 받아들여져 저작권에 대한 접근자체를 통제하
는 권리까지 부여받는 ‘접근통제형’ 보호조치를 취하게 됐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식약청의 품목허가기간(약2년)을 특허기간에서 제외하여 신약 특허기간을 연
장해 주고, 식약청 품목허가 시 제출된 신약의 임상자료는 5년간 복제약 개발에 원용할 수 없도록
하여 자료독점권 보장을 강화해 주는 등 특허권을 강화토록 했다. 또한, 복제의약품의 시판 허가
시 이루어지는 특허침해 여부에 대한 검토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이로써 값 싼 복제약 개발이 어려
워져 비싼 외국 신약 의존도가 높아져 보건의료비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제약업체에서도 신약
개발 능력 없이 복제약 중심의 영업을 해온 소규모 제약사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
만,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이 사라지고, 고부가가치 산업인 BT산업의 도약계기가 되리라는 희
망적 전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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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분야에서는 우리나라 노동단체가 국내 노동문제를 미국정부에 직접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되었다. 당사국 정부가 노동협정문을 위반했을 때, 양국 노사단체나 시민단체 등 일반대중이 상대
국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공중의견제출제도(PC)를 도입키로 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사측에
의한 PC제도의 적극적 활용을 우려하고 있다. 이 제도의 도입은 정부의 노동행정에 대한 부담도
훨씬 커지게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분야에서는 선진국 수준의 환경보호를 위한 부담을 지게 된다. 한미 양국은 별도의 환경협정
문을 작성하고 이를 준수키로 명시했다. 또, 일반시민이 양국정부에 환경협정문 이행에 관한 정보
와 특정현안 해결을 요구할 수 있는 대중참여제(PP) 방안도 도입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동차세의 배기량 기준율이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어들게 되었으며,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자동차
의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 부착 의무를 향후 2년간 면제토록 합의함에 따라 수입차의 환경기준은
완화된 반면, 국내 자동차제작사는 강한 배출가스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게 되어 역차별을 받는 꼴
이 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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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서비스 분야에서는 방송채널사업의 외국인 의제규제를 협정발효 3년 후 철폐하고 방송쿼터
일부완화를 통해 부분적인 개방에 합의했다. 지상파방송과 PP의 외국인 지분투자한도는 현행
49%를 유지하되, 일반 채널사용사업자(PP)에 외국인의 국내법인 설립을 통한 간접투자를 3년 유
예기간을 두고 100% 개방해 외국인투자 규제를 사실상 철폐했다. 국산프로그램의 의무편성비율
도 5%p 씩 하향키로 했다. 또, 외국산 가운데 특정국가 프로그램 비율을 현행 60% 이내로 제한하
던 것을 80% 이내로 확대하여 사실상 미국산 프로그램의 안방진출을 전면 허용하는 꼴이 된다. 

  통신 분야에 있어서도 방송과 마찬가지로 직접투자는 허용되지 않지만, 국내법인 설립을 통한 간
접투자는 양국 모두 100%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단지 공익성 심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가를 가리
게 했지만, 사실상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모두 허용키로 한 것이다. 단,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
인 지분제한에 있어서는 현행 49%를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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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분야에서는 급격한 외화유출 우려 시, 잠정적으로 외화자본의 해외유출을 막을 수 있도록
‘안전장치 세이프가드’ 조항을 포함시키기로 했으며, 공적 역할을 하는 국책금융기관에 대한 FTA
협정의 예외와 우체국 보험과 일부 공제기관의 특수성도 인정받았다. 대신 미국 금융기관이 우리
나라에 영업점포를 두지 않고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공급하는 거래를 부분적으
로 허용키로 했으며, 상대국에 대한 ‘신금융서비스’에 대한 제공을 금융당국의 허가를 통해 허용토
록 했다. 

  교육, 의료, 사회서비스 등 공공성이 강한 부문에 대해서는 포괄적으로 유보하되, 법률 등 사업서
비스는 3단계로 동업을 허용하는 등의 개방에 합의하였으며, 회계 서비스는 2단계로 개방을 추진
키로 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피해가 생겼을 때 상대국을 상대로 직접 국제중재를
제기하는 투자자-국가간 분쟁제도(ISD)를 도입키로 했다. 단, 부동산정책과 조세제도와 관련해서
는 ISD의 예외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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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부산지역 경제계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가? 섬유업체에서는 이번 한미FTA 협상
타결을 반기는 분위기다. 브랜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업체들은 무관세로 미국시장에 진출
할 경우,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업체의 경우,
국내로의 유턴까지 가능할 것이란 예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유명브랜드와
고가품 선호 경향과 고기능성 제품의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부산지역은 미국 섬유제
품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의 중저가 제품이 밀려들어올 경우, 중소 섬유업
체의 폐업도 속출할 수밖에 없다. 고기능성제품 개발과 디자인 기술의 향상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
이지 않으면 오히려 미국상품에 경쟁력이 뒤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부산지역 자동차 산업의 경우, 자동차부품과 3000cc이하 자동차의 미국 내 수입관세가 즉시 철
폐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수출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부품 관련업체의 성장이
기대된다.
그러나, 미국산 자동차의 8% 수입관세 역시 철폐됨에 따라, 미국산 중소형 자동차의 국내자동차와
의 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보여, 미국산 자동차가 부산지역 도로를 누비는 것을 자주 보게 될 전
망이다. 조선기자재 분야에 있어서는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낮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
고 있다. 

  신발분야에 있어서는 17개 민감품목을 제외하고는 관세가 철폐되어 수출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신발업체 대부분이 중국이나 동남아로 옮겨간 상태이고, 이미 사향산업으로 인식되고 있
어, 그 경쟁력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여부가 그나마
중국과 동남아와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대를 갖게 해준다.
수산분야에 있어서는 장기적으로는 명태와 민어 등의 원양수산에 큰 타격이 예상되지만, 고등어
와 넙치를 포함한 이들 품목에 대한 관세 폐지 유예기간을 12-15년 확보한 것이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당장 국내 활넙치의 미국수출에 체장제한이 22인치 미만에서 15인치 미만으로 완
화되어 미국 수출이 확대될 것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우선 부산지역 영화.영상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스크린 쿼터 축
소에 따른 영화산업의 위축이 예상되고, 케이블TV와 문화컨텐츠 시장의 개방도 불가피하다. 부산
으로서는 영화.영상산업의 토대도 구축하기 전에 미국시장의 높은 벽과 함께 개방의 파고를 고스
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우려와 기대속에서 특히 양적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항만.물류
이다. 미국과의 수출입 물동량의 증가는 부산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번 한미FTA
를 계기로 수리조선, 급유, 선용품 등 배후산업의 육성과 재가공 단지조성 등 항만의 고부가가치화
를 이루어내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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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한미FTA가 우리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협정문 교환과 양국 국회비준 등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복잡한 절차를 남기고 있다. 우선, 협정문 체결을 위해서는 협정문 조문
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조문화작업이 끝나면, 미국 행정부에 위임된 무역촉진권한(TPA)이
완료되는 6월30일 전에 협정문에 서명하기로 양국이 합의한 바 있다. 6월30일, 협정문에 대한 서명
이 완료되면, 미국 의회는 찬반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우리나라 의회도 9월 중 국회비준동의
안에 제출되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본회의 의결을 거치게 된다.

  미국 의회는 FTA협상결과에 대한 찬반 투표만을 할 수 있지만, 최근 미국 의회가 협상내용을 수
정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미 TPA법에 ‘의회통보 30일 이내에 상대국 동의가
있으면 합의안 변경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들고 나온 것이다. 미 의회가 비준동의안에 대한 통과
를 볼모로 우리정부에 협상 내용 수정을 요구해 올 경우, 한미FTA는 예기치 않은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이러한 미국 측의 수정동의 요구를 피할 수 있다면, 한미 양국 의회의 국회비준 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찬성 통과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한-칠레FTA의 경우도 협상체결 후 국회통과까지 1년 반이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국회
의 비준도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이다. 농민과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과 표를 의식한 농촌지역 국
회의원들의 비준안 통과에 대한 부담은 국회 상정 자체를 어렵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 역시,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보호무역을 지향하는 민주당이 의회 과반수를 차지함에 따라 큰 진통이 예상
되고 있다. 비준 안이 통과되더라도, 추후 협상키로 하고 남겨둔 “빌트인” 협상을 협정문 발효 3년
후부터 재협상해야 하는 절차도 남겨두게 되는데, 이 협상 또한 오랜 시일이 소요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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