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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와 장밋빛 미래에 대한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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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진구 작성일04-09-15 14:01 조회5,3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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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와 장밋빛 미래에 대한 허상"

  허남식 부산시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접하며---

                                                          ** 차 진 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


 전(前)시장의 뇌물수수 사건과 자살로 인해 발생한 보궐선거를 치룬 지도 어언 100일이 지나고
있다. 그 배경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새롭게 시장이 된 분에게는 취임 100
일 이라는 게 참으로 의미 있고 기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민들에게도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와 함께 특별히 다를 게 있겠느냐는 우려와 체념의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취임 100일이 되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5대 역점시책, 7대 중점과제
를 발표했다. 그 내용을 보면 경제중심, 서민중심, 인간중심, 열린행정, 세계도시의 시정운영을 근
간으로 부산을 동북아 물류·금융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만들고, 고지대 주거환경를 개선하여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며, 하야리아부대 부지에 부산을 대표하는 시민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국가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부산을 전국에서 가장 교육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 계획이
며,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실질적인 웰빙시정을 본격화하겠다고 하였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시
장공관은 열린행사장으로 본격 개방하여 시민 누구라도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하며, 미래적 가치
를 지닌 동·서 신도시 개발을 통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쟁력도 키우겠다는 중점 과제를 발
표했다.

 2년도 채 남지 않은 임기의 시장이 밝힌 향후 시정운영계획 치고는 지나치게 거창하고 비현실적
인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5대 역점시책이 경제와 서민, 인간중심을 표방하고 열린 행정과 세
계도시를 추구하는 것은 기본 가치에 대한 언급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내용인 것 같다. 그러
나, 중점과제에서 나타난 내용은 아무래도 지나치게 그럴 듯 해 보이기는 하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먼저, 동북아 물류·금융 비즈니스 중심도시를 만들겠다고 하는 내용은 새삼스럽게 들은 내용이 아
니다. 하지만, 부시장 시절부터 지난 100일 동안 별로 달리진 모습을 보이지도 못했던 것 같다. 경
제자유구역에 대한 외자유치 실적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며, 기업유치에 장애되는 행정관행과 사회
적 요인을 과감히 척결하겠다고 했지만, 부산지역을 떠나는 기업은 꾸준히 그 발길을 이어가고 있
을 뿐이다. 센텀시티 내에 유치하겠다는 세계적인 IT기업도 본래부터 있었던 계획과 뭐가 다른지
알 수가 없다.

 21세기 도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산을 전국에서 교육하기 가장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도
그렇다. 물론 부산이 좋은 도시가 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
수준의 학교 신·증축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주민자치센타에 외국어학습센
타 기능을 부여하여 잉글리시 빌리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나, 세계적인 지도자 1천명을 양성하
겠다는 프로그램도 부산의 교육현실이나 재정여건을 고려할 때, 남은 임기여부를 떠나서라도 그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취임 100일이라는 날에 맞추어 부산시민에게 뭔가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은 충
분히 이해를 하고도 남음이 있다. 물론 취임 후 APEC과 하야리아부대 이전부지 매입에 대한 정부
지원 방침을 받아내고, 부산교통공단 이관에 따른 부채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를 마련한 점과 ITU텔
레콤 아시아 2004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성과는 부산시민들에겐 희망 섞인 평가를 갖게 하는
내용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부산지역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이 늘어만 가고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 하면, 부산항의 경쟁력은 계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역외이전 현상은 그 추세가 잦
아들지 않고 있다. 이렇듯 산적한 부산지역의 현안들을 되새겨 본다면, 앞서 이러한 계획들이 장밋
빛 미래에 대한 허상은 아닌 지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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