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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숨막히게 다가오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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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광수 작성일04-05-12 11:07 조회4,2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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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숨막히게 다가오는 중국
                                           
                                        *** 조광수 [영산대 교수, 부산경실련 집행위원장] ***

 
지난 주말을 이용해 훌쩍 중국을 다녀왔다. 여행은 일상을 떠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즐거
운 일이다. 부산에서 상하이까지는 불과 한 시간 반이면 된다. 입고 갔던 겉옷을 벗고 반팔로 다녀
야 할 정도로 상하이는 더웠다. 숙소에 도착해서 지역의 대표 신문인 문회보(文匯報)를 펼쳤다. 1
면 중앙엔 '보아오 포럼'의 개막식에서 연설하는 후진타오 국가 주석의 사진과 '중국의 발전은 아
시아의 기회다'라는 제목의 연설문 전문이 실려 있었고, 오른쪽엔 후 주석이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
게 "룡천 열차폭발 사고에 대해 깊은 위문의 뜻을 전했다"는 기사가 보였다.

방송 뉴스도 시간마다 이 두 소식이 헤드라인이었다. 중국이 아시아의 맹주임을 과시하는 대목이
기도 하고 북한과 중국의 특수 관계를 확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24일 하이난다오(海南島) 보아오시(博鰲市)에서 연례대회를 개회한 보아오 포럼은 2001년 26
개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의 지원으로 결성한 민간 기구다.

흔히 다보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과 비교해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이라고 부르기
도 한다. 아시아의 정치, 경제 및 학계 지도자들이 모여 지역의 교류와 통합 문제를 고민하고 논의
하는 자리다. 금년 모임에선 아시아 지역에도 단일통화인 '아시아 달러'를 만들자는 의견 교환과
세계 무역세를 부과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아시아 단일통화 문제는 이제 겨우 논의의 시작일 뿐이지만 결국 그렇게 가야 할 추세가 아닌가 싶
다. 중국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 지난 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2000년의 아세
안+3(한국 중국 일본) 회의에서 급할 때 서로 챙겨주자는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은 바 있고 작년
에는 아시아 채권기금까지 만들었다. 이제 단일통화 얘기가 나올 만도 하다. 물론 유로화의 경우에
서 보듯 단일통화는 지역 통합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야 가능한 것이고 아시아 지역의 통합은 아
직 요원하다. 우선 아시아 나라들 간에 자유무역협정부터 맺는 작업을 해서 최소 10년은 지나야 단
일통화 논의가 현실화될 것이다. 하지만 늘 시작이 반이다.

무역세는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제안했는데 과연 세계화의 폐해를 비판해 온 그 다운 발
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마하티르는 세계화가 나라들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으
니 무역을 많이 하는 다국적 기업들이 무역세를 내서 가난한 나라를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사실 하
루 1달러도 안 되는 수입으로 살아가는 절대빈곤 인구가 10억 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세계적 무역
규모만 늘어가는 것은 정말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다. 마하티르의 제안은 자유무역을 제한하는 과
격한 주장이긴 하지만 깊이 고민해 볼 만한 구상임에는 틀림없다.

보아오 포럼의 호스트인 후진타오 주석은 개막 연설에서 아시아 통합의 리더로서의 자신감과 진지
함을 보였다. 그의 연설은 균형 감각과 미래지향성이 돋보였다. 그는 우선 개혁개방 이후 25년 동
안 성장해 온 결과, 중국이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음을 수치를 들어 상세히 설명하고는 이어
서 그럼에도 중국은 아직 1인당 국민소득이 1000 달러 수준으로 세계 100위권 밖에 있다고 했다.
중국 성장의 빛과 그늘을 친절하게 설명한 것이다. 그리고는 중국의 성장은 아시아에 큰 기회임을
통계 수치를 열거하며 언급했다. 이를테면 2003년 중국과 아시아 나라들간 무역액이 2729억 달러
였는데 이 액수는 총 무역액 8512억 달러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그리고 2000만명의 관광객 중 상당수가 아시아 지역을 여행했다. 중국의 발전은 경제적으로나 외
교·군사적으로나 아시아의 번영과 안정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숨막히게 다가오고 있다. 이미 턱을 받칠 정도로 가까이 와 있다. 장차 우리의 자녀들이 중
국에 불법체류하며 험한 노동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면 지금 준비해야 한다. 이미 늦었는지도 모
른다. 상하이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걸음이 무거웠던 것은 단지 여행의 피로감 때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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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8 일자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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