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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향후 양안관계 변화에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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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광수 작성일04-04-13 10:04 조회4,5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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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향후 양안관계 변화 주목

  " 타이완 총통 선거의 교훈 "
                                        *** 조광수 [부산경실련 집행위원장 / 영산대 교수 ***

 
타이완은 참 아름다운 섬나라다. 비록 크지는 않지만 아열대에 위치한 덕에 온갖 과일을 비롯해서
자원도 풍부하고 사람들도 온순하다. 타이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열정보다는 경제에 밝
다. 게다가 함께 먹고 살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다들 정말 잘 먹고 잘 살
고 있다. 인생은 음식남녀(飮食男女·인생이란 먹고 마시고 남녀의 일로 족하다는 삶의 태도)일 뿐
이라는 철학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나라다. 그런 타이완이 지금 두 쪽으로 나뉘어 사생결단을 하
고 있다. 총통 선거 때문이다.

이번 총통 선거는 시종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인 계가(計家) 승부였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
하루 전날 현 총통이 저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선거 결과 집권당이 힘겹게 이겼다. 이에 대해
야당 후보는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야당 지지자들은 대규모 시위를 계속했다. 조직적인 시위
는 8일 만에 해산했지만 아직 난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사실 야당의 불만에도 근거는 있다. 타이완 최대 신문인 연합보(聯合報) 조사에 의하면 총통 저격
사건은 12만표 정도를 집권당에게 보태주는 효과가 있었다. 표 차이가 불과 2만9000여표 난 선거
에서 12만 표가 응집했다면 야당으로서는 저격 사건의 진상 규명에 목을 맬 만하다.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해 두 후보 진영이 분주하게 막후 협상을 하지만 현재까지 합의된 것은 재검표한다는 것뿐이
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검표의 결과 당락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공정성에
서 타이완의 선거는 이미 세계 수준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총통 저격 사건의 진상 규명이다. 이와
관련, 야당도 흔쾌히 수용할 만한 결과가 이른 시간에 나오기는 어렵다. 독립적인 기구가 진상을
밝힐 때까지는 지금의 대립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 시비 때문에 묻혀 버렸지만 사실 이번 타이완 총통 선거는 감상할 포인트가 많았다. 물론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오히려 정치적으로 보면 '중국과 타이완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묻는 국민투표의 결과가 더 중요한 관심거리였다. 이 국민투표는 타이완
인들이 과연 중국과 일체감을 갖느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국민투표 문항은 두 가지였
다. '중국의 대 타이완 무력 시위에 대해 국방력 강화로 맞설 것인지' 그리고 '타이완이 중국과 대
등하게 담판에 나설 것인지'를 물었다.

물론 이 투표는 총 투표수가 아닌 총 유권자의 과반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투표율 45%
로 부결됐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현재 타이완 사람들의 정서를 확인할 수 있다. 타이완 독
립을 외치는 현 총통을 지지한 650만보다 많은 740만 유권자가 투표했고 그 중 92%가 두 문항에
찬성했다. 이렇게 많은 유권자가 중국과의 통합보다는 '타이완 본토화'를 지지했다는 뜻이다. 국민
투표에 찬성한 유권자의 뜻은 타이완은 중국 대륙과의 정체성을 확인하기보다는 별개의 나라로 가
고 싶다는 것이다.

타이완 본토화 정서가 곧바로 타이완 독립 선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선 긴
장하지 않을 수 없다. 티베트나 위구르 같은 소수 민족의 독립 시도를 강경하게 진압하는 중국이
타이완의 독립 정서를 마냥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둘 리는 없다. 재선된 총통이 이런 정서를 업
고 중국과의 일체감을 버리는 방향으로 타이완을 이끈다면 '양안 관계'는 위험해진다.

지금 야당은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느라 고통스럽다. 가장 큰 패인은 낡은 인물을 내세웠다는 것이
다. 상대적으로 젊고 패기 있고 대중적 매력이 있는 현 총통에 비해 야당 후보는 구시대 인물이었
다. 변화를 바라는 민심을 읽는데 실패했다. 물론 검표 결과 재선거를 할 수도 있다. 상황이 유동적
인 만큼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럼에도 이번 3·20 타이완 총통 선거는 과연 선거의 의미가 무
엇인지를 보여주는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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