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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제로에미션(Zero E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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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석웅 작성일03-11-27 10:03 조회6,9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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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제로 에미션
         
                                                          문석웅  --경성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일본 기업들의 경영혁신에 새로운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는 개념이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이다. 일본 기업들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많은 기업들이 '제로 에미션'을 위하여 기울
이고 있는 노력을 상세히 읽을 수 있다. 이 개념에 대한 일본 기업의 집념과 사회적 관심은 과거
의 '무결점'(Zero Defects)운동이나 '무재고'(Zero Inventory)운동에 비유될 만큼 강한 것이다.
제로 에미션은 한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다른 공정에 재사용하거나,다른 산업체에 유용
한 자원으로 바꾸는 것을 추구한다. 기업 사이에 부산물을 사고 파는 거래가 이루어지고,이런 거래
들이 얽혀서 산업 전체가 어떠한 종류의 폐기물도 내버리지 않는 순환체계에 도달하는 것을 추구
한다.

일본에서 이 개념을 먼저 생산현장에 적용,성공한 업계는 맥주공장들이다. 맥주업계에서 제로 에
미션 개념을 최초로 적용한 아사히 맥주는 1990년대 초부터 부산물을 철저하게 분리하기 시작하였
다. 양조 찌꺼기는 가축의 사료로,포장에 쓰인 플라스틱 밴드는 카펫재료로, 플라스틱 백은 욕조
의 바닥재로,판지들은 재활용 종이의 원료로 재사용 되었다. 1998년에는 아사히 맥주 산하 9개 공
장을 비롯해 일본의 4대 맥주회사의 37개 공장 전부가 마침내 아무것도 버리지 않는 공장으로 변
신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기업자신의 이윤에도 크게 보탬이 되었다. 폐기물 매립비용이 1991년에 ㎥당 1
만8천엔이었으나,97년에는 2.1배나 치솟아 3만8천엔에 달하였다. 아사히 맥주가 7년 전에 부담했
던 매립비용을 고려하여 이 비용의 절감 액수만 계산하더라도 수억 엔에 달한다. 맥주업계를 이어
서 복사기 회사가 제로 에미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전자회사와 건설업계가 뒤를 이었다. 자동차
와 화학,제지업계도 2000년대 초반에 제로 에미션의 목표를 달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폐기물 교환거래에서 주목을 받는 다른 산업체는 시멘트 업계이다. 시멘트산업은 다른 여러 산업
들과의 폐기물 교환 네트워크에서 중심기업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이다. 제지공장,벽지공장,화
학,자동차,철강공장,비철금속 제련,그리고 정유공장 등이 모두 연결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화력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가스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시멘트 산업에서 공급하는 탄산칼슘이 전적으로
필요하다. 동시에 발전소에서 사용된 탄산칼슘은 시멘트 제조와 석고보드의 원료로 사용된다. 또
한 발전소에서 날려보내는 재의 50%는 시멘트 공장의 원료로 사용된다.

일본의 최대 시멘트업체인 다이헤이요는 세계최초로 완전한 규모의 상업용 에코시멘트 공장을 완
공,지난해 4월 가동에 들어갔다. 에코시멘트는 보통의 시멘트처럼 콘크리트 생산이나 토양안정 재
료 등 여러 가지 용도에 두루 사용되지만,재활용 자원을 이용하여 만드는 새로운 유형의 시멘트이
다. 주원료는 생활쓰레기의 소각로에서 나오는 재와 검댕 같은 폐기물이다. 이 공장은 250만 인구
가 내놓는 생활쓰레기 소각로에서 발생하는 연간 6만2천t의 재와 처리장에서 나오는 2만8천t의 산
업쓰레기를 가공한다. 이 폐기물들로부터 연간 약 11만t의 에코시멘트를 생산하면서 다이옥신을
완전 분해해 낸다. 제로 에미션은 이제 기업뿐만 아니라 일본의 공공부문에서도 내세우는 슬로건
이 되어 있다.

한국축구가 독일과 4강 결전을 치르던 날은 서울시내의 가시거리가 25km나 되었다. 남산에서 북
한의 개성이 바라보일 만큼 맑은 날씨였다. 전날 내린 비와 적당한 바람,이틀 동안의 차량 2부제
덕분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이러한 날씨는 불행하게도 예외적인 경우이다. 어쩌면 축구 4강에 오
르는 일보다도 한국의 기업들과 도시들이 제로 에미션의 목표에 다가서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
다. 그러나 이 역시 처음에는 16강 진입만큼 불가능해 보일지도 모른다.

일본의 '별이 밝게 빛나는 도시'인 기타큐슈의 하늘은 30여년 전까지 스모그로 뒤덮여 있었다. 그
연안인 도카이 만은 박테리아도 살지 않는 '죽음의 바다'였지만,이제는 100여종의 어패류가 왕성
하게 살아있다. 일본의 기업들과 도시들이 해내고 있는 일을 우리는 왜 꿈도 꾸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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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7월 2일 부산일보 시론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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