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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부산의 경제고통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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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석웅 작성일03-10-08 10:14 조회5,0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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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부산의 경제고통지수
                                            -- 문석웅 : 경성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국내 지역경제에 관한 흥미 있는 연구결과가 유명 민간 연구소에 의해서 지난 2월말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국내 16개 광역시·도별로 1983년부터 2001년까지의 연도별 물가 상승률,실업률,어음부
도율,산업생산증가율을 근거로 경제고통지수를 산정하여 비교하고 있다. 즉 물가,실업,어음부도율
의 수준이 낮을수록,그리고 산업생산증가율이 높을수록 경제고통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
연구는 90년대 들어 줄곧 경제고통지수가 가장 높았던 부산이 2000년 이후 인천 서울 대구보다는
나아져서 고통순위 4위로 개선되었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인천의 고통지수가 2000년 이후 가장 악화 된 원인은 대우자동차를 비롯하여 지역 4대 업체 중 3
대 업체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감으로써 연쇄도산과 산업생산의 감소가 가장 컸을 뿐
아니라 물가상승률도 2년 연속 수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전남은 2000년에는 고통지수 순위가 7
위였지만,지난해에는 9단계나 개선되어서 가장 형편이 좋아진 것(16위)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이
유는 지난해에 경기침체의 영향을 적게 받은 정유 철강 화학 조선 등의 산업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
문이다. 한편 1996년만 해도 고통지수가 가장 낮았던 서울은 1997년부터 순위가 나빠지기 시작하
여 지난해에는 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살기 힘든 지역이 되었다. 서울의 고통지수를 심화시킨 주범
은 주택가격의 상승이었으며,기업들의 탈(脫)서울 현상으로 고용과 산업생산이 위축되었기 때문
이다.

부산의 경우,고통지수는 1996년에 16개 지역 중 최고였으며,1999년에 고통의 정점에 달하였으나
2000년과 지난해에는 완화된 것이다. 지난해의 실업률은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자동차,기
자재,조선산업 등이 활기를 띠면서 산업생산이 2년 연속 두 자리 증가율을 기록했다. 1998년 전국
1위였던 부도율도 지난해에는 5위로 떨어졌다. 부산의 물가는 1999년까지 전국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2000년에는 전국평균보다 낮아졌고 지난해에도 전국평균을 유지했다. 부산지역의 물
가구조가 바뀐 것에는 1998년 7개에 불과하던 대형 할인점이 2000년에는 15개,지난해에는 18개로
대폭 증가한 것이 긍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연구는 지역 산업구조가 지역경제의 고통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과 부산경제가 비로
소 90년대 하강 사이클의 바닥을 찍고 이륙을 향한 포지션을 확보한 것을 시사해 준다. 부산의 제
조업은 그 동안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죽신발 산업의 비중이 줄어들고 대신 기계장비,
조립금속,철강이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 제조업의 주력은 여전히 전통 제조산업인 것이
다. 정보통신이 근간이 되는 신경제 산업들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경제에서 1995년 이후에 일관되
게 산업별 무역수지에서 흑자를 시현한 9개 산업들 중에서 통신기기,컴퓨터,전자부품(반도체중심)
을 제외한 6개 산업들이 전통제조 산업들이다.

섬유가죽제품,조립금속제품,일반기계,정밀기기,수송장비(자동차 선박),가구 및 기타제조 제품산
업들이 바로 효자 전통산업인 것이다. 이 산업들은 향후에도 높은 수출비중을 유지할 것이며 결국
부산은 항만물류산업의 기반과 함께 제조업으로도 한국수출 주역의 역할을 지켜나갈 것이다. 따라
서 전통제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IT(정보기술)와의 접목을 통한 경영과 기술 혁신이라는 변신
과정을 거쳐서 새로워지는 산업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변함없는 애정이 필요하다.

고통지수란 숫자들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지나간 통계를 갖고 계산한 것은 이미 겪은 고통
의 궤적을 그려본 것일 따름,시장경제에서 멍에를 지고 있는 실업자들한테는 의미 없는 숫자놀음
일 뿐이다. 부산 경제를 풍요하게 만들 산업기반 다변화를 위하여 기울이는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
어야 향후의 고통지수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산업이 일어나고 새로운 직장
이 창출된다는 것은 부산이 유능한 인재와 자본을 유인하는 매력을 갖출 때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
한 흡인력은 세제와 산업입지상 혜택 등의 인센티브만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부산이
질 높은 삶이 보장되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할 때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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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2002, 3.12 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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