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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1주년을 맞이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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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진구 작성일03-09-30 10:52 조회5,2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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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아시안게임 1주년을 맞이하여

"시민정신을 승화시키는 포스트아시아드 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9월29일은 아시아의 중심에 선 부산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된 아시아경기대회의 개막1주년
이 되는 날이다. 부산아시안게임은 북한선수단의 참여와 남북이 함께 어우러진 통일응원 등을 통
하여 '통일아시아드', '평화아시아드'의 이미지를 한껏 과시한 대회였으며, 한민족의 통일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하였다. 또한 44개국, 9천9백명의 선수단이 참여하여 아시안
게임 창설이래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진 대회였으며, 1만7천여명의 공식 자원봉사자와 각 국 서포터
스의 활동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이뤄낸 아시안게임의 성공은 부산시민 모두에게 아
시안게임을 치러낸 도시의 시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부산시는 이러한 아시안게임의 성공을 바탕으로 작년 말 "포스트 아시아드 10대 사업"을 확정 발
표한 바 있다. 아시아드 타워건립, 통일아시아드 공원조성, 국제경기대회 기념관 건립, 부산브랜
드 마케팅, 남북간 교류협력, 아시아드 국제교류재단 설립, 부산 발런티어 발족, 부산 외국인대표
회의 운영,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 등 10개의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루어 진 것은
부산발런티어 발족 등 2-3개에 그치고 있으며, 그 실현가능성조차도 의문이 재기되는 사업도 있
다. 또한 아시안게임의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발상은 긍적적으로 평가할 수 있더라도, 경기침체
와 서민생활의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성공을 이루어낸 시민들
의 열정을 묶어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이 없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민들조차도 작년 아시안게임 직후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이제는 더 이상 가슴
에 품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성숙된 시민정신의 성과가 부산시의 안일한 행정과
부산시장의 전시성 위주 행사로 그 빛을 발하지도 못한 채 사그라들고 있다. 아시안게임의 성공은
부산시장과 공무원들만의 것이 아니며, 체육계만의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포스트 아시아드 사
업"은 부산시의 상징물을 건립하고, 국제경기대회 기념관을 조성하는 등 생색용 사업에다 1주년
기념사업들은 시민들의 참여는 외면한 채 부산시장을 비롯한 관료들의 '얼굴내밀기식' 행사로만
짜여져 있을 뿐이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신설된 경기장의 활용 또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아시안게임
을 앞두고 12개의 경기장을 새롭게 건설하였다. 경기장 건설에만 7천178억원의 예산이 들었고, 아
시아드상징로와 진입로 등 에 든 비용까지 합치면, 1조원이 넘는 예산을 들였다. 그런데도, 그 활
용방안은 고사하고 관리를 위해 도리어 예산을 추가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뿐 만 아니라, 잘
못된 설계와 부실 시공으로 낭비되고 있는 예산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경
우, 대회이전부터 지붕막이 찢어지는 부실이 드러났으며, 얼마 전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또다시
찢겨나간 부분을 보수하는데, 약20억가량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이 이외에도 코트 공사가 잘못된
금정테니스경기장, 물이 새는 금정체육관, 바닥재 선택을 잘못하여 항습 항온시설가동으로 전기료
를 년간1억씩 낭비하는 기장체육관, 배수가 제대로 안 되 국제경기 결승전을 치르지 못한 강서하
키경기장 등 부실공사로 인한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아시안게임의 성공은 부산시장의 것만도 아니며, 금메달을 따낸 선수들만의 몫도 아니다. 선수
단 모두와 조직위원회 관계자, 자원봉사자와 적극적으로 서포터스 활동에 임한 시민들 모두의 열
과 성이 한데 어우러져 이룬 결실임을 부산시 관계자는 똑똑히 알아야 한다. 아시안게임의 성공적
인 개최를 기념하는 '국제육상대회'를 열고 부산의 상징탑이 건립되고 기념관이 지어진다고 해서
시민정신을 이끌어 낼 수는 없으며, 1주년 기념 행사에 시장이 나서 인사말을 하고 공치사를 한다
고 해서 시민들의 열정을 되살릴 수도 없다.

  아시안게임의 성과는 부산시민들이 함께 나누어야 하며, "포스트 아시아드"사업은 부산시민 모두
의 열과 성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사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성숙된 시민정신이 '문화'로 승화되고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스포츠의 생활화가 이루어져야하며 부산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계기를 마련
하는 일이 "포스트 아시아드"사업의 핵심적인 내용이 되어야 한다. 경기장의 활용 또한 부산시의
근시안적인 수익 위주 정책으로는 포스트 아시아드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행사업인 경륜장의 수익
으로 다른 경기장의 관리비용을 충당하고, 별도의 예산으로 "포스트아시아드"사업비를 마련할 것
이 아니라, 시민들의 체력증진과 여가선용, 그리고 시민문화의 장을 마련해 주기 위해 경기장을 활
용한다면 별도의 "포스트 아시아드"는 필요치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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