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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비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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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진구 작성일06-05-14 21:23 조회5,2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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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비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 차 진 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

  얼마 전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확대와 사업영역 확장을 통한 몸집불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을 조성하는 가하면, 그룹총수가 자신의 2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키 위해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
아,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올해 초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기업인 삼
성이 편법상속 등과 관련된 비리로 적발되는가 하면, 불과 1, 2년 사이에도 SK, 두산 등 대표적 재
벌기업과 관련된 불법과 비리관련 사건이 있었고, 이러한 재벌관련 비리는 끊이질 않고 이어져 왔
다.

  재벌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하였지만, 정부주도의 성
장제일주의 정책은 고도의 경제성장이라는 화려한 성과 이면에 재벌과 관련된 정경유착과 불법 정
치자금, 비자금 조성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게 했고, 재벌은 이러한 불법과 비리의 고리역
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벌의 문어발식 기업 확장과 황제경영이 IMF경제위기를 겪는 과정에
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고 국민들은 믿으려 했었다.

  그러나, 이번 현대차 그룹의 불법과 비자금 조성은 IMF위기 이후에 발생한 불법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분식회계와 불공정 내부거래, 전근대적 기업소유구조와 같은 재벌의 고질적 병폐는 겉
모습만 바뀐 채 국민들을 속이고 계속되어 왔다는 것을 말해 준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과거
수백 수십억의 공적자금의 투입과 국민들의 금 모으기를 통해 보여준 국민의 희생을, 재벌들은 불
법을 마다하지 않은 채, 자신과 자신일가의 사리사욕만을 채우는 모습으로 되돌려 준 꼴이 되었
다. 

  삼성그룹이 세금 없는 상속과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그룹총수의 해외도
피 끝에 8천억원의 거금을 사회에 헌납키로 하였고,  8천억원의 거액에 대한 활용방안이 어떻게 결
정되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이 1조원의 거금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밝혔
다. 기업이나 기업총수가 사회로부터 획득한 富를 사회에 헌납하겠다는 것은 아주 아름답고 훌륭
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사회기부를 아름답게만 보지 못한
다는 것은 아주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사회에도 우리의 현대사속에서 훌륭한 기업가들이 많았고, 자신의 사적인 이익과 안일보다
는 사회에 대한 기여와 인재에 대한 투자에 헌신하신 기업인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기업인들은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현
대 사회에서, 기업과 경영인은 사적 이익의 추구만으로 사회적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
이 일반적 추세이다.

  기업은 국가가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도로와 사회간접자본을 이용하며,  재정과 금융 등의 정부
지원을  활용해 생산 및 판매활동을 하게 된다. 생산과정에서는 중소기업들의 협력을 받아야 하
며, 소비자와의 관계를 통해서만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뿐 만 아니라, 기업의 생산 및 판매 활동
들은 환경을 불가피하게 훼손하기도 하며, 교통체증 등 간접적인 사회비용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기업이 기업만의 영리추구가 전부였던 시대는 끝났다. 기업과 기업인은 공익에 부합하게 행동할
책임이 있으며, 윤리적 경영을 통해서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고, 이를 주주와 소비자에게 골고루 나
누어주는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홍보효과 및 기업이미
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윤추구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출발하여, 이제는 사회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위한 역할론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한 채, 기업과 기업주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우리사회의 대부분
을 차지하고 있다면, 사회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자신만의 이익에 사로잡히는 사고방식은 기업
뿐 아니라, 개인에 있어서도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자리나 직책에 부적절한 이유가 되고 있다. 기
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사회적 공헌을 통해 존경받
는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시민사회도 기업의 사회적 공헌활동에 찬사와 존경을 보낼 수 있는 자세
를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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