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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우리 마음속의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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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래 작성일06-02-10 10:03 조회4,6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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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럼] 우리 마음 속의 양극화

                              ** 김 대 래 [부산경실련 집행위원/ 신라대 국제비즈니스학부] **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빠지지 않고 거론하는 것이 두 개가 있다. 하나는 평등주
의 정신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연스레 두번째 비판으로 연결된다. 경쟁의 성과를 인정
하는데 인색한 분위기는 반시장적 정서로 연결되어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말 그럴까. 너무도 자주 듣는 얘기지만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이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사유재산의 과잉행사로 인해 도시가 이렇게 기형적으로 변화되는 나라가 있을까. 내 땅
에 내 집 짓는데 무슨 잘못이 있느냐는 주장을 이겨낼 수 있는 사회적 강제력이 전무한 상황의 과
잉에서 평등주의와 반시장주의를 거론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마침 미 메릴랜드 대학과 여론조사 기관인 글로브스캔이 세계 20개국을 대상으로 시장경제에 대
한 국민들의 태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지지도에서 한국은 70%로 조
사대상국 중 4번째로 나왔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최하위권에 속했다.

조사내용 가운데 흥미있는 것은 프랑스의 예로서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는 비율이 반대하는 비율
에 비해 매우 낮았다. 또 많은 나라들에서 응답자들은 대기업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데 동의를
했다. 조사는 보고서를 요약하면서 자유기업제도와 자유시장경제는 강력한 정부규제를 동반할 때
사회이익을 위해 가장 잘 작동된다는 의견이 65%에 이르렀다고 정리를 하였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오면 이 요약은 아주 중요한 것을 시사한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이른바 양극화이다. 사회경제 각 부문에 걸쳐 전개되고 있는 양극화는 아주 빠른 속도
로 그리고 깊은 상처를 남기며 진전되고 있다. 양극화의 상처가 만들어내고 있는 깊은 균열은 언젠
가 우리사회의 통합을 근본에서부터 뒤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양극화를 초래하는 원인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대답은 세계화이다. 세계적 차원에서 움직이는 자
본의 이동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지식정보사회화의 진전으
로 고급 일자리와 저급 일자리로의 양극화가 일어나면서 중간 일자리가 소멸하고 있는 것이 또한
양극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가 특히 근년에 들어와 양극화의 간격을 엄청나게 느껴야 하는 것
은 양극화를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너무 미약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만들어내는 양극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항력, 이것은 시장의 압박을 막아낼 수 있는 제도적 힘과 양극화로 밀려난 소외
계층에 최소한의 삶의 기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회적 기초가 있을 때 가능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양극화의 극복과 선진한국 건설의 화두를 던졌다. 우리사회의 가
장 심각한 문제이면서 동시에 민감한 과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셈이다. 그러나 이후의 반응과 언론
의 보도들은 그러한 심각성과 진지함을 제대로 견지하지 못하고 있다. 양극화 극복의 당연한 전제
가 될 세금 문제로만 논의가 좁혀지는 느낌이다.

세금인상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금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이것은 정부
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재원조달을 결여한 양극화 대책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함께 사는 틀을 만들
어 가는 것, 이것은 한국이 앞으로 성장동력을 지속하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
다. 다시 한번 물어보자. 우리는 정말 평등주의를 지향하고 반시장적일까. 대답은 여전히 그렇지
않다는 것으로 돌아온다. 우리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 개인주의적이고 시장
주의적이다. 이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매일 같이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전 서울에서는 장애인을 둔 일가족이 자살을 시도하는 슬픈 일이 있었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
는 '돈 없는 세상으로 가고싶다'는 말이 있었다. 이들 말고도 신문을 펼치기 무서울 만큼 사는 것
이 힘든 사람들이 우리곁에 많이 있다. 진정 양극화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평등주의와 반시장주의
로 위장하고 있는 우리 마음속 양극화의 탈부터 벗어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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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06. 1. 26 일자에 실린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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