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기술, 상술, 인술과 사회적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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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대식 작성일06-08-12 12:38 조회5,062회 댓글0건본문
[경제포럼] 기술, 상술, 인술(人術)과 사회적 자본
** 이 대 식 [부산경실련 정책자문위원/ 부산대 경제학과]
"사랑에서 출발하라!" 이는 세계적인 한국인 산업디자이너 김영세의 독특한 디자인 철학이다. 그
는 아이리버나 애니콜 같은 세계적 히트상품의 디자이너로 빌 게이츠가 극찬하는 디자인계의 이노
베이터 중 한 명이다. 소비자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로 하여금 감동의 눈물을 쏟게 하
는 마음으로 디자인을 출발하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의 강연 중 일화를 하나 소개하자. 감동적 디자인의 예로 그는 자신의 아들이 디자인한 어머니
의 생신선물을 든다. 그의 회사는 실리콘밸리에 있고 그의 아들은 물론 미국적 환경에서 살고 있
다. 중학생 아들이 생각한 어머니 생신선물은 다양한 옵션이 들어있는 쿠폰북(서비스에 대한 약속
을 적은 책)이었다. 예컨대 청소 도와주기 유효기간 2주, 3주간 세차해 주기, 설거지 도와주기 유
효기간 3주 등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옵션은 '엄마 사랑하기'이며 유효기간은 '영원토록'이었다고
한다. 이 마지막 대목에서 어머니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이 선물은 받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최고의 성공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의 하나는 권력의 핵심이 국가에서 기업으로, 그리고 미래에는 개인으
로 움직여 갈 것이라는 점이다. 디자이너 김영세는 이를 기술의 시대에서 상술의 시대로, 그리고
미래는 인간중심의 디지털시대 즉 인술(人術)의 시대로 진화할 것이라고 표현한다. 사람의 마음
을 움직이는 것. 이것은 정치적인 지지로 나타나기도 하고 시장에서 대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
람의 마음을 얻는 것의 또 다른 표현은 신뢰요, 협력과 정직일 것이다. 최근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이러한 가치를 '사회적 자본'으로 통칭하고 있다. 콜먼 같은 학자는 사회적 자본을 생산의 물리적
도구인 물리적 자본, 새로운 생산방식을 가능케 하는 기술과 인적자본과 대비하여 인간관계 내에
존재하면서 효율적인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가능케 하는 요소로 표현하고 있다.
정부의 많은 정책들이 표류하고 있거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집단이 정책의 대상이 되는 집단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상호 신뢰가 결여되었기 때
문에 발생하는 비효율이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 우리 정부의 연구개발투자는 과거 6년간 연평균
14.2% 수준으로 증가하여 정부예산의 5%를 넘어섰고, 국내총생산 대비 1%에 육박하고 있다. 이
는 규모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작지만, 비중으로 보면 영국 일본보다 앞서고 독일 프랑스와 비슷
한 수준에 와 있다. 그러나 그 성과는 핵심역량과 기초과학의 진보를 이루어 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연구의 결과가 연구로 사장되고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현상이 심
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양한 정부의 국책사업들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뢰
와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규제와 감시만 강화하고 있고,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또 다른 비효율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감동을 줄 수 없다
면 확실한 유인기제를 제도화해서라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마음으로부터의 진정성을 확보해
야 한다.
성공적인 산학협력이나 벤처투자의 요체도 상호 신뢰와 마음으로부터의 진정성이다. 실리콘밸리
와 같은 세계적인 산업클러스터에서 산학협력이 성공적으로 지속되고 수많은 벤처투자가 이루어
지는 이유도 이 지역이 형성해온 풍부한 사회적 자본에 있다. 사회적 자본은 혁신체제의 핵심요소
라는 말이다. 개방적이고 가치중립적인 연구문화를 가진 대학과 단기 성과와 이윤 추구, 폐쇄적 비
즈니스 문화를 가진 기업이 중개기관들의 노력에 의해 지속적인 교류, 만남과 상호 학습을 통해 신
뢰를 형성해 온 결과이다. 벤처기업과 투자자 사이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이러한 철학 하에서 미
국 샌디에이고 대학이 설립한 비영리 자립조직인 샌디에이고 커넥트(UCSD CONNECT)는 기술
과 사람, 자금을 연결하여 1993년 이후 2만8000개의 일자리를 신규 창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기
술(技術)은 상술(商術)과 연결되어야 하고, 이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술(人術)로 승화
되어야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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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06. 7. 6 일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 이 대 식 [부산경실련 정책자문위원/ 부산대 경제학과]
"사랑에서 출발하라!" 이는 세계적인 한국인 산업디자이너 김영세의 독특한 디자인 철학이다. 그
는 아이리버나 애니콜 같은 세계적 히트상품의 디자이너로 빌 게이츠가 극찬하는 디자인계의 이노
베이터 중 한 명이다. 소비자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로 하여금 감동의 눈물을 쏟게 하
는 마음으로 디자인을 출발하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의 강연 중 일화를 하나 소개하자. 감동적 디자인의 예로 그는 자신의 아들이 디자인한 어머니
의 생신선물을 든다. 그의 회사는 실리콘밸리에 있고 그의 아들은 물론 미국적 환경에서 살고 있
다. 중학생 아들이 생각한 어머니 생신선물은 다양한 옵션이 들어있는 쿠폰북(서비스에 대한 약속
을 적은 책)이었다. 예컨대 청소 도와주기 유효기간 2주, 3주간 세차해 주기, 설거지 도와주기 유
효기간 3주 등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옵션은 '엄마 사랑하기'이며 유효기간은 '영원토록'이었다고
한다. 이 마지막 대목에서 어머니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이 선물은 받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
최고의 성공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미래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의 하나는 권력의 핵심이 국가에서 기업으로, 그리고 미래에는 개인으
로 움직여 갈 것이라는 점이다. 디자이너 김영세는 이를 기술의 시대에서 상술의 시대로, 그리고
미래는 인간중심의 디지털시대 즉 인술(人術)의 시대로 진화할 것이라고 표현한다. 사람의 마음
을 움직이는 것. 이것은 정치적인 지지로 나타나기도 하고 시장에서 대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
람의 마음을 얻는 것의 또 다른 표현은 신뢰요, 협력과 정직일 것이다. 최근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이러한 가치를 '사회적 자본'으로 통칭하고 있다. 콜먼 같은 학자는 사회적 자본을 생산의 물리적
도구인 물리적 자본, 새로운 생산방식을 가능케 하는 기술과 인적자본과 대비하여 인간관계 내에
존재하면서 효율적인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가능케 하는 요소로 표현하고 있다.
정부의 많은 정책들이 표류하고 있거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집단이 정책의 대상이 되는 집단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상호 신뢰가 결여되었기 때
문에 발생하는 비효율이다. 예를 들어보자. 현재 우리 정부의 연구개발투자는 과거 6년간 연평균
14.2% 수준으로 증가하여 정부예산의 5%를 넘어섰고, 국내총생산 대비 1%에 육박하고 있다. 이
는 규모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작지만, 비중으로 보면 영국 일본보다 앞서고 독일 프랑스와 비슷
한 수준에 와 있다. 그러나 그 성과는 핵심역량과 기초과학의 진보를 이루어 내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연구의 결과가 연구로 사장되고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현상이 심
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양한 정부의 국책사업들이 매우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뢰
와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규제와 감시만 강화하고 있고,
이것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또 다른 비효율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감동을 줄 수 없다
면 확실한 유인기제를 제도화해서라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마음으로부터의 진정성을 확보해
야 한다.
성공적인 산학협력이나 벤처투자의 요체도 상호 신뢰와 마음으로부터의 진정성이다. 실리콘밸리
와 같은 세계적인 산업클러스터에서 산학협력이 성공적으로 지속되고 수많은 벤처투자가 이루어
지는 이유도 이 지역이 형성해온 풍부한 사회적 자본에 있다. 사회적 자본은 혁신체제의 핵심요소
라는 말이다. 개방적이고 가치중립적인 연구문화를 가진 대학과 단기 성과와 이윤 추구, 폐쇄적 비
즈니스 문화를 가진 기업이 중개기관들의 노력에 의해 지속적인 교류, 만남과 상호 학습을 통해 신
뢰를 형성해 온 결과이다. 벤처기업과 투자자 사이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이러한 철학 하에서 미
국 샌디에이고 대학이 설립한 비영리 자립조직인 샌디에이고 커넥트(UCSD CONNECT)는 기술
과 사람, 자금을 연결하여 1993년 이후 2만8000개의 일자리를 신규 창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기
술(技術)은 상술(商術)과 연결되어야 하고, 이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술(人術)로 승화
되어야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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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06. 7. 6 일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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