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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경기부양은 사회안전망 재구조화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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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작성일09-03-30 11:49 조회5,1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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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은 사회안전망 재구조화로부터

                                                    초의수 [부산경실련 운영위원/신라대 사회복지학과]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어지럽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생활위기로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 위기극복 대책은 무엇인지, 경기부양 방향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올바른 방향과 내용이 담보된 효과적인 정부개입이 관건이다. 경기부양책의 기본방향은 현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에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할 때 작은 정부와 각종 시장규제 완화, 민영화와 적극적 개방화, 감세 등을 중요한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신자유주의 기조는 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철퇴를 맞았다. 이제는 시장의 실패를 해소할 유능한 국가개입, 즉 케인스주의의 복원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산분리 완화, 공기업 선진화, 종부세 완화 같은 부자들에 대한 다양한 감세 정책 등 현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에는 끝이 안 보인다. 앞으로 구체화할 후속 경기부양책은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고용창출과 경기부양의 효과가 있는지를 따져 사업을 구체화해야 한다.

추경 신호탄을 복지분야 발표로 잡은 것까지는 좋았으나 6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민생안정긴급지원대책이 6개월 한시사업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 정부가 인용하기를 좋아하는 1930년대 미국 뉴딜정책이 응급구호(relief)-회복(recovery)-개혁(reform)의 연장선에 있었던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예산 6조원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계지원은 기초생활수급자 수준으로 전락한 소수에게 수개월 정도 혜택을 주고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심각한 상황에 도달해 있는 신규 실업자, 영세 자영업자, 고용보험 미가입 영세사업장 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가구 생계, 그 자녀들의 교육문제 등에 대해서는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장기실직자, 고용보험 비수혜자들을 위해 이제는 조속히 실업부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고용과 관련해서도 단순 건설인력 중심의 토목사업보다는 사회복지, 보건, 돌봄, 문화, 체육, 교육 등과 관련한 사회서비스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

기왕에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하려면 주민 생활과 직접 관계있는 임대주택 건설, 주택개량, 고효율 주택건설 등 주거지 생활여건 개선, 지역내 문화체육시설 조성 등을 중심으로 해 지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 지역교육과 관련해 낙후한 학교 시설 개선, 정보화 환경 조성, 학교 체육시설 조성 등으로 이어진다면 지역내 고용창출효과가 크고 사회복지-교육-고용을 연계한 실질적 경기부양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정책 모두가 사회적 합의기구 속에서 논의된다면 사회통합을 에너지로 하여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과 관련해서도 등록금 대출금리의 0.3~0.8% 인하나 근로장학생 3천500명 추가 지원 등은 대학진학율이 85%를 넘어선 한국사회의 실정을 감안할 때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생각된다. 유럽의 독일, 프랑스는 대학 등록금이 없다. 대학등록금이 부담이 되는 미국과 캐나다는 최저 금리의 장기대출제도로 다수 대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우리도 학비 장기대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등록을 포기하고 절망에 빠진 청년들을 구제할 뿐 아니라 안심하고 취업 준비를 하게 해야 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미국 뉴딜정책이 사실은 토목사업이 아니라 광범위한 금융규제에 더해 노동자의 권익보호, 사회안전망에 대한 국가개입을 중심으로 하였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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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부산일보 2009. 3. 27 일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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