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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없는 누더기 개발사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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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진구 작성일04-08-24 09:11 조회4,6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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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없는 부산의 누더기 개발사업들"

                                                      ** 차 진 구 [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 **


 감사원은 지난 13일 부산시가 2001년 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집행한 재정운용실태와 주요 시책
사업 등에 대한 일반감사 결과발표를 통해, 총18개 사업 중 1개 사업에 대해서만 "모범사례"로 통
보하고, 나머지 17개 사업에 대하여는 시정 및 주의 또는 권고 및 통보 조치를 통해 개선을 요구하
였다. 개선이 필요한 대표적 사업에는 "센텀시티 조성사업"과 "동부산권 관광단지개발사업", "부
산-거제간 연결도로 민간투자사업", "명지주거단지 조성사업" 등 부산의 대표적 개발사업들이 대
부분 포함되어 있다.

 센텀시티 조성사업의 경우, 총 8천2백46억원의 사업비중 4천9백억원을 차입함으로써, 2003년말까
지 1천7백29억원의 이자를 부담하였고 앞으로도 연간 1백67억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등 재정
압박이 많다고 밝혔다. 도심위락시설의 경우 일괄분양을 추진중이어서 매각성사 여부가 불투명하
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지원시설용지로 계획된 부지에 대한 구역별 건축물의 제한 등 세부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공동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난립하여 주거단지화할 우려가 크며, 분양대행사
인 센텀시티주식회사가 부산시의 승인도 없이 계약내용을 변경하였는데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
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동부산권 관광단지 개발사업의 경우에는, 부산시가 관광단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시설인 테마파
크조성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해 용역을 실시하면서, 그 용역결과가 실제 필요한 사업비보다 적은
공사비를 전제로 타당성을 산출하고, 테마파크의 시장점유율과 테마파크 입장객의 수, 입장객 1인
당 수입액 등을 부풀려 사업의 수익성과 경제성을 과대포장하였다고 밝혔다. 결국, 테마파크 등의
사업에 참가할 민간사업자를 유치하지 못할 경우, 시비와 국비 1조4천1백60억을 들여 조성하게
될 도로 등 기반시설비용은 고스란히 낭비되는 꼴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민간투자사업의 경우에는 법령에 명시된 총 사업비 산출기준을 제대로 따
르지 않아, 민간업자와의 사업협약에서 규정보다 72억이나 많게 사업비를 책정하였으며, 명지주거
단지 조성사업의 경우에는 부산시가 2개의 건설업체와 주거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민자유치사업
시행협약서를 통해 투자비의 20% 범위내에서 현물인 토지로 대물변제키로 하였으나 사업자측에
서 대물변제 요청을 하지 않자, 대물변제금액에 대한 이자를 30억원을 더 부담하여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업추진의 부적정 이외에도 중기재정계획의 수립 및 운용의 부적정함과 어촌민속전시
관 건립사업, 감천항 공영수산물 도매시장 건설사업, 유스호스텔 건립사업, 등도 추진이 부적정하
다는 의견이 있었다. 어촌민속전시관 건립공사는 부산시가 하천부지에 공작물 축조가능여부를 확
인하지도 않고 용역을 발주하였으며, 감천항 공영수산물도매시장의 경우는 국고보조를 받아 사업
을 추진하면서, 보조목적에 맞지 않게 시설 내에 생선회집과 휴게소 카페 등을 설치하기도 했다.
장묘시설 조성사업은 그 사업시기를 놓쳐 영락공원내 납골 수요규모가 만장이 되면, 안장할 곳이
없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 운전자금의 경우 이차보전금을 폐업한 업체에 지원
하는 등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사업 이외에도 감사원은 며칠 전,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따른 개
발 및 운영계획, 인프라구축 및 정부재정지원 계획, 법률과 제도 정비 등이 부실하게 이루어져 인
천, 광양 등과 중복투자의 우려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부산은 기계 장치의 재조립과 재가공 산업
단지로 특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대표적 사업들은 하나같이 문제점을 안고 있지 않은 것이 없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건설한 경기장들도 무리하게 공사일정을 맞추느라 부실공사 시비가 아시안게임이 끝난 지 2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항만 건설사업에서도 부실시공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으며, 이미 조성된 녹산공단 조성사업에도 사업타당성 조사나 사업비 조달 및 분양계
획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못해 많은 이자부담에 저조한 분양율로 인하여 골치를 썩이고 있다. 부
실공사에다 사업 타당성이나 경제성 등에 대한 분석과 예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져, 예산낭비
에 지역발전에 악영향까지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가 제2의 도시라는 위상만을 앞세워 무리한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운용 계획도 마련하
지 않은 채 민간사업자의 유치나, 정부의 국고지원을 전제로 한 주먹구구식 사업추진을 일삼고 있
을뿐 아니라, 시민의 혈세인 예산은 주인없는 돈처럼,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가 추진하
는 사업이 진정 부산의 지역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구심과 함께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민선
지방자치시대 이후, 부산은 정책에 대한 견제의 부족과 양적 성장에 의존하는 '시대착오적 발전전
략'속에 "지속가능한 도시"가 아닌 지속불가능한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부산시는 시장의 재선을 위한 인기몰이식 개발정책에서 벗어나 진정 부산의 발전과 시민들의 삶
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를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코 큰 개
발사업을 완성시켜 거창한 이름을 붙여놓고 자신의 임기에 추진한 것이라고 자랑하는 것만이 지방
자치단체장으로서의 업적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당장의 거창함보다는 먼 훗날 이 계획은 정말로
훌륭한 것이었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지금 당장은 조금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소리 없이 이루
어지는 그런 사업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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