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인 교수의 '정치 경제 개혁 의제 2023' 강연 소감[최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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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작성일23-05-12 14:44 조회1,265회 댓글0건본문
부산경실련 창립 32주년 기념으로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공기업정책학과 교수를 모시고 ‘정치 경제 개혁 의제 2023’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하였습니다(2023. 5.11, 부산 YWCA 2층 강당). 정치와 경제에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세 가지 난제 때문입니다. 이를 박상인 위원장은 이렇게 정리합니다.
첫째, 제조업의 위기, 둘째, 양극화와 노인 빈곤, 셋째, 탄소중립과 산업전환!
2006년 공정위를 통해 재벌 규제의 전면적 재검토에 대한 용역을 의뢰받은 박상인 위원장은 복잡하기 짝이 없는 재벌 그룹들의 순환출자 연계도를 최초로 작성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재벌개혁). 한국 경제, 특히 재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대안은 정치 개혁, 곧 제대로 된 ‘선거구제 개편’을 통한 국회의 경제 구조 개혁 입법에 있음을 주장합니다.
가령, ‘기업집단 출자규제’, ‘구조적 금산분리’, ‘징벌 배상과 디스커버리 제조 도입’, ‘사익 편취 규제’ 등등. 이러한 종합적 개혁으로 양극화 해소와 대한민국 국민의 불행한 경제적 생애주기(청년실업과 저출산→조기 퇴직→영세 자영업 급증과 몰락→노인 빈곤)를 복구하자고 합니다. 그럼 박상인 위원장이 말하는 세 가지 난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첫째, 제조업의 위기는 1997년 경제위기 이후, 2000년대 한국 경제와 제조업은 중국 특수와 ICT혁명(김대중 정부가 터전을 마련한)이라는 외생적 수요 요인으로 혜택을 누렸으나, 2011년 이후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넛 크래커 현상(nut-cracker)으로 위기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넛 크래커는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를 말하는데, 한 나라가 선진국보다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지칭할 때 쓰임).
결국 강세였던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조선, 스마트폰 등 주력 산업도 위기에 처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위기가 아니었으나, 현재 윤정부의 잘못된 외교 정책으로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놀라운 세상입니다. 1년 만에 1사람이 1나라를 망치는 것입니다.
둘째, 양극화 현상과 노인 빈곤입니다. 한국 사회의 양극화는 매우 심각합니다. 그 원인은 소득 불평등(임금 불평등) 때문입니다. 가령 대-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매우 심각합니다. 또한 자영업자와 특수고용 노동자의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재벌대기업 중심의 고용 없는 성장과 중소기업과의 격차 심화로, 청년실업, 이른 퇴직, 자영업 전환 및 몰락, 결국 노인 빈곤의 경제적 생애주기로 악화되는 것입니다.
셋째, 탄소중립과 산업전환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국내 3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해외 거래처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은 기업이 이미 30%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RE100’입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입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약속입니다.
이것은 국가 주도가 아닌, 기업의 자발적 운동으로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에 시작한 것입니다. 더 클라이밋 그룹 누리집을 보면,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은 349곳에 이릅니다. 애플, 구글,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에어비앤비, 3M, 샤넬, 듀퐁, 지엠, 존슨앤존슨, 나이키, 스타벅스, 버버리, 이베이, 피앤지, 화이자, 랄프로렌, 앱손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참여했습니다. 가장 활발한 곳은 SK그룹입니다. SK그룹은 국내 최초로 RE100 가입을 선포했습니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실트론, SK, SK머티리얼즈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상장 과정에서 114조원이 넘는 증거금(주식 또는 파생상품거래에서 결제를 이행하기 위한 보증금)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도 2021년 가입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KB금융그룹, 롯데칠성도 RE100 멤버입니다.
사실 RE100 가입 여부는 기업 매출에 직·간접적 영향을 줍니다. 주요 기업들이 거래 업체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RE100에 이미 참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사업장에서는 100% 친환경 에너지로 생산전력을 전환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난 대선에서 이 RE100을 모르는 이를 우리 국민은 정치와 경제 지도자로 뽑았던 것입니다! 결국 탄소중립은 멀어졌고, 산업전환은 물 건너갔습니다. 지속 불가능한 대한민국이 된 것입니다. 박상인 위원장의 말입니다.
“침몰한 타이타닉호가 빙산이 보이지 않지만, 위험을 알고 방향을 전환했으면 난파가 되지 않았을텐데, 이미 빙산을 보고 난 후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지금 위기가 눈앞에 보이고도 방향 전환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놀라운 나라, 기막힌 국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경실련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전환이 경제와 산업, 기후위기와 생태만이 아니라, 정치와 국민의식에도 이뤄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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