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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도시의 인식전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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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경실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2-11-26 10:10 조회3,8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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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도시재생, 도시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부터

 

차진구(부산경실련 사무처장)

 

도시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역사의 흔적이 있고, 사회공동체가 공유하며 사회적 활동을 통해 사람의 존재를 표현하고 펼쳐가는 곳이다. 도시는 주거와 경제활동, 여가와 휴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이왕이면 아름다우면 좋을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이 도시인만큼 인간의 행복과 인간의 가치가 극대화되는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의 이상과 자유가 표현되고 발휘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해야 한다.

도시는 시민들 간의 교류와 사회적 삶이 지속되는 공간이며 개인이나 소수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대중이 서로 공동체를 이루는 곳이 되어야 한다. 도시는 각 지역마다의 역사와 사상, 의식과 관습 그리고 전통이 표현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 도시의 명칭에 의미가 부여되고 차별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 부산에는 이러한 도시의 의미와 특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전국 어디에서나 지어질 수 있는 고층 건물과 아파트가 즐비하고 특성화된 공간, 부산만의 역사와 특성이 나타나는 공간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자연환경과 도시공간을 통해 가치가 드러나는 관광지 또한 먹고 마시는 공간으로서의 역할과 부동산 투기의 가치만이 살아있을 뿐, 보고 느끼고 배우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찾기는 쉽지 않다.

공공건물과 공간들은 그 주인인 시민들에게 아무런 혜택을 주지 못한다. 시민들의 축제의 공간이 되고 집회와 교류의 공간이 되어야 하지만, 공무원들의 업무공간 이상이 되지 못한다. 민원해결을 위해 마지못해 찾아가는 불편하고 닫힌 공간일 뿐이다.

도시는 건물과 공간의 디자인과 건축을 통해 완성되는 곳이다.

각각의 건물과 공간들이 도시의 주인인 인간의 행복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되어야 하지만, 우리가 짓는 건물들은 공동체가 아닌 개인의 이익과 부의 과시와 탐욕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적 특성의 표현은 고사하고 대기업 건설사의 번영을 위해 지어지는 빌딩과 아파트만이 존재할 뿐이다.

건설사의 이름으로 명명된 주거공간과 업무공간은 도시의 존재 가치를 부정한 채, 자본주의 탐욕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동산 개발을 통한 부의 축적만을 위한 공간으로 전락한 부산을 새롭게 바꾸어야 할 때다. 모든 과거는 버려진 채, 고층의 아파트와 빌딩만으로 채워지던 부산에서 ‘도시재생’이라는 용어가 쓰이고 ‘도시재생 정책’이 마련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의 역사와 관습, 전통이 유지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낡고 오래된 공간에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노력은 참으로 의미가 크다. 산업화 속에서 버려진 땅이 새로운 가치를 수혈 받아 재탄생되는 사례들은 선진국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 뉴욕의 미트패킹, 첼시마켓, 하이라인 등이 그러하다. 맨해턴의 미트패킹은 푸줏간과 명품 숍 그리고 시민의 삶이 결합되어 육가공산업과 부티크, 레스토랑과 클럽이 공존하는 명물로 재탄생되었다. 버려진 창고와 공장이 쇼핑센터로 재생된 첼시마켓, 공장지대를 통과하던 철로를 생태공원으로 재탄생시킨 하이라인에서 우리는 지역의 특성이 바로 경쟁력의 핵심임을 알게 된다. 높게 치솟는 빌딩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인간의 삶과 체온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 도시의 제대로 된 공간이며, 관광자원임을 자각하게 해준다.

창조적 도시재생을 통해 부산이라는 도시가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재개발 재건축이 어렵게 되고 뉴타운 사업이 부동산 경기침체와 대기업 건설사들의 경제논리에 외면당하게 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마련된 근시안적 정책이라면 그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창조적 도시재생은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의 출발이 되어야 한다. 도시에 시민의 삶이 담겨있고,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삶과 목표가 표현되고 실현되는 도시를 만드는 일이 되어야 한다.

주거공간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초가 되는 곳이며, 삶의 목적인 행복추구를 위해 재충전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주거건물과 주변공간이 재생되어야 한다. 정책입안자와 공무원, 건설업자들의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공간과 건물은 사람이 중심에 선 도시재생이 될 수 없다. 그 공간에서 살아갈 사람들이 디자인하고 만들어가는 건물과 공간이 새롭게 살아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만 진정한 창조적 도시재생일 수 있다.

지역공동체의 참여 또한 도시재생의 성공을 담보하는 핵심적 요인이다. 도시공간과 건물이 재산증식의 수단이 되고 부의 척도가 되어서는 안된다. 집은 주거의 공간이며 도시는 탐욕을 채우는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건물과 공간의 결합이 제대로 된 도시 창조의 기본이다.

시민의 진정한 참여의식 함양도 필수적이다.
도시재생에 참여하는 리더와 시민들에게 도시와 주택에 대한 이해를 확충하고 의식개혁을 위한 교육 투자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을 위한 공간의 창조, 도시의 재생이라는 원칙에 충실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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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부산발전연구원 개원20주년 기념도서, "창조적 도시재생"의 에필로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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