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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해밀턴 프로젝트에서 배워야 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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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대식 작성일06-08-29 13:49 조회4,6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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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럼] 해밀턴 프로젝트에서 배워야 할 점

                              ** 이 대 식 [부산경실련 정책자문위원/ 부산대 경제학과] **


8월의 중심에는 광복절이 있다. 민족의 오늘이 있게 한 날. 무더위 속에 서 힘겹게 일상을 보내는
중에도 광복절은 우리로 하여금 민족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돌아보게 한다. 엊그제 통계청
은 광복 이후 사회경제상의 변화를 통계수치로 요약해 발표했다. 40년 전에 비해 물가는 28배 올랐
지만 소득은 243배나 올라 평균적으로 잘 살게 되었단다. 자동차는 거의 가구당 1대꼴로, 과거 재
산목록에 속했던 전화는 세계 최고의 휴대전화 보급률을 자랑한다. 수출액은 1만 배 이상 증가해
아시아 변방의 신생국에서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으로 발전했다. 평균수명도 15년 가까이 늘었
고, 남자 청소년의 평균 신장이 거의 10㎝나 늘어났다. 이런 통계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세계
속에서 나름대로의 역할과 역량을 가진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의 신화만
이 아니다. 한국의 차세대 와이브로(휴대인터넷)기술이 미국에 진출함으로써 세계표준으로 나아
가고 있고, 조선산업의 경우 한국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다. 개별기업과 정권 차원의
흥망성쇠가 있었지만, 역사의 큰 물줄기로 보면 대한민국은 세계사의 흐름을 타고 민족의 역량을
키워왔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변화, 특히 글로벌화로 인한 시장경쟁 격화와 중국 인도 등 신흥 대규
모 경제권의 부상으로 그간 우리가 누려왔던 우호적인 세계경제 환경이 이제는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민경제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심각한 도전은 양극화와 지속적 성장동력의 창출
문제이다. 양극화란 시장 통합에 따른 승자 독식의 구조가 만들어내는 현상이다. 선진경제의 서비
스화도 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서비스업은 경쟁력 있는 한 사람이 수백 명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소득의 양극화, 직장의 양극화, 소비의 양극화로 심지어 동네의 음식점도 대규모화하고
잘되는 곳만 사람이 몰린다. 올 1분기 소득의 경우 상위 20%는 하위 20%보다 8배 이상 많이 벌었
다. 이는 지난해의 6배보다 악화된 추세이다. 근자의 가짜 명품시계 소동은 우리 사회 양극화의 사
회병리를 잘 보여주는 예다. 소위 상위 1% 마케팅의 부작용이다.

사회의 양극화와 성장동력 상실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경제를이끌어 온 미국도 같은 고
민을 하고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전략보고서인 '해밀턴 프로젝트'의 서문을 보자. '교육과 근면한 노동
을 통해 모든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잘 살 수 있다는 것은 미국 사회의 전통적 믿음이다. 이 믿음
에 기초한 경제적 동기부여가 200년 이상 지속되어온 미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다'.

그런데 현재의 미국은 이러한 원칙과 신념이 흔들리고 있다. 양극화로 인해 소수의 계층만이 성장
의 과실을 따고 있고, 더 많은 개인들의 경제적 안정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효율적으로 적
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공공투자를 실시하지 못하여 개인의 창의성에 기초한 성장동력의 창
출과 양극화의 해소에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의 이야기이지만 우리 얘기이기도 하다. 문
제 해결을 위해 해밀턴 보고서가 제시하는 3가지 근본적인 입장을 보자. 첫째는 소수에 의한 성장
보다 더 넓은 계층을 포함하는 성장을 지향한다. 둘째는 안정과 성장은 상호 상승적 작용을 한다.
셋째는 정부는 교육과 기술, 사회 인프라 등에서 효율적인 시장보완을 통해 경제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경청해야 할 대목들이다.
 
광복 61주년을 맞는 지금의 정치경제 현실을 보면 여전히 정치세력들은 정권적 정파적 이해에 머
물러 있고, 그 일부는 극단적 이념의 포로가 되어 한국 사회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지금 정부
의 할 일은 이념적 논쟁이나 정책홍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원칙과 지향점들을 현실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다. '그간 많은 정책대안들이 제시되어 왔다. (…) 지금 시급한 것은 새로운 생각이 아니
라 정치적 의지, 그리고 정치적 협상과정에서의 초당파적 노력이다. (…) 관점들 간의 차이를 파악
하여 공동의 정치적 책임성을 확보하면서 공통의 기반에 도달해야 한다'. 해밀턴 프로젝트에서 진
정으로 배워야 할 점은 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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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8. 18 일자 국제신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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