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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희망을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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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래 작성일06-08-20 12:26 조회4,5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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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희망을 보는 이유

                        **  김 대 래 [부산경실련 정책기획위원장 / 신라대 국제비즈니스 학부] **

 
지난해 말 타계한 미국의 피터 드러커 교수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작은 개울 하나를 건너고 문
득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낯선 풍경을 접하는 경우가 있듯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세상
은 가끔 어떤 역사의 경계를 넘어서곤 한다고. 한발 앞서가는 통찰력을 가진 드러커의 눈에는 항
상 새로운 것이 보였겠지만, 일반사람들이 감지하는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는 예
지는 새겨볼 만 하다.

갑자기 드러커를 떠올린 것은 5·31 지방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등장한 이른바 대수도론 때문이다.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제안해 수도권 3단체장이 합의한 대수도론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정말 어
느날 갑자기 그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모든 흐름도 가만히 보면 긴 역사의
호흡을 가지고 있다.

사실 수도권 집중이 언제 어제 오늘의 일이었던가. 수도권 집중을 거론할 때 항상 따라다니는 대표
적인 수치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자. 11.8%의 면적을 차지하는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모여사는
나라, 이것이 한국이다. 세계적으로 이처럼 엄청난 집중을 보이는 비슷한 사례를 찾는 것 조차도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사실은 갑작스럽게 표면화되었어도 대수도론은 오랫동안 잠복되어있던 자제의 시기
를 지나, 이제 절제의 틀을 깨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시점에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입을 통해
나온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더구나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을 앞세운 지난 5·31 선거는 거의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사실상 지방
의 패배를 동반한 선거였다. 본질이 지방선거였음에도 정치권이 설정한 '국정심판''지방권력 심
판'이라는 어젠다에 휩쓸려 지방은 자신들의 생명줄인 균형발전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부각시킬
기회까지 놓쳐버렸다.

지방선거에서의 야당의 압승을 계기로 커밍아웃한 대수도론. 지역은 물론 한국 전체가 이것을 심
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함께 성장하는 틀을 갖추지 못하면 모두가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
인 것이다.

국가경쟁력을 위해 베이징이나 도쿄권에 맞먹을 수 있는 큰 수도권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 따위는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수도론이 겨냥하고 있다고 하는 베이징이나 도쿄권은 우리
의 수도권처럼 자국내의 다른 지역을 그렇게 왜소화시키고 있지는 않다.

대수도론이 시사하고 있는 정치적 함축성에서 볼 때 중요한 과제는 제대로 된 분권과 더욱 강력한
균형발전 추진의 필요성이다. 그간 수없이 수도권 집중 억제조치가 이루어졌지만 거의 효과를 보
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무엇보다 분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돈과 권한을 지방
에 대폭 넘겨주고 그것에 기초하여 균형발전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가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지역이 깨어 있어야 한다. 끊임없는 수도권 집중을 가
능케 한 이면에는 유감스럽게도 실속도 없는 영호남의 지역대립이 큰 기여를 하였던 것이 사실이
다.

대수도론을 계기로 지역이 함께 힘을 모으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수도권의 대수도론에 대해 분기한 지역들이 앞으로 얼마나 공동보조를 유지하고 균형발전
을 위해 협조를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지역 간의 협조와 공동보조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현재 일어나는 대수도론의 논리 또한 변화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수도론이 주장하는 국가경쟁력 논리와 관련, 떠오르는 것이 광역분권론이다. 대수도론도 광역분
권론의 일환으로 제기된 것이며 이것은 부산권, 대구권과 같은 광역권 발전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분권론의 핵심인 균형과 상생이 없는 일방집중의 대수도론이 관철된다면 타지역의 진공화
는 불보듯 뻔하다.

역설적으로 대수도론을 통해 지역은 균형발전에 대한 새로운 학습기회를 갖고 있다. 균형발전은
함께 이루어나가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또 그동안 거추장스럽지만 고집스럽게 간직했던 낡은 지역감정을 벗어던지는 부담도 덜게 될 것이
다. 균형발전은 사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을 무시한 오만한 대수도론에서 낙담
이 아니라 오히려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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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06. 6. 28 일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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