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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마주잡은 두손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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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대식 작성일06-01-15 19:51 조회4,1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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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럼] 마주잡은 두 손이 아름답다

                                  ** 이 대 식 [부산경실련 정책자문위원 / 부산대 경제학과]
 
 
트루만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담당 보좌관에게 감세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번에도 그 보좌
관은 '한편으로는(on the one hand) 이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on the other hand) 저러하다'라
고 답했다. 이런 식의 대답에 화가 난 대통령은 '세상에 한 손(hand)만 가진 경제학자는 없나?'라
고 탄식했다고 한다. 경제만담집에 나오는 얘기지만, 경제현상의 본질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는 한 손만 가진 외팔이 경제론이 횡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올 해 우리 사회는 성장과 분배라는 이분법적 의제설정에 매달려 거의 모든 경제
정책이나 안건을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주장해왔다. 불행한 일이다. 그 주장의 핵심은 성장 없
이는 분배가 불가능하며, 지금은 성장에 주력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변화하는 경제
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외팔이 담론이다.

지금 선진경제는 철저하게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기반 서비스업 중심으로 이동되고 있고, 우리나라
도 이러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은 근로자의 학력단계별 소득격차가 한 단계별 평균
1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고, 그 원인이 바로 우리나라 산업 구조도 선진국을 따
라 첨단제조 및 서비스 위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임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첨단제조 및 서비스업 위주의 경제성장은 분배를 악화시키고, 고용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다. 왜냐하면 세계적 경쟁 하에서 기업들은 지속적인 자동화나 구조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비스업은 본질적으로 기계가 아닌 인간의 능력에 더 많이 의존하고, 인간의 능력은 누적
적으로 차이가 생겨 소득 면에서의 격차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현재 또는 향후
의 경제성장은 과거와는 달리 성장에 참여한 사회와 그 과실을 나누어 갖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적
부담을 더 크게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는 과거 박정희 시대의 성장모형에 향수를
느낄 수 있겠지만 오늘날과 같이 변화된 경제환경 하에서 이는 시대착오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
다 .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빠진 민생경제를 예를 들면서, 밑바닥 인심을 담
보로 성장을 주장하는 담론들이다. 지금 서민경제가 나빠진 이유가 무엇일까? 선진형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면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소득의 양극화로 인하여 자영 서비스업이
나 소기업에 대한 수요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는 것이 그 첫째 원인이다. 한마디로 장사가 안 된다
는 것이다.

둘째는 지속적인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실직한 집단의 자영업 창업이 늘었다는 점이다. 살
사람은 적은데 팔겠다는 사람만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성장을 할수록
결과적으로 서민경제는 더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래서 사회안전망의 구축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은 지속적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는 첨단
산업과 서비스 위주의 성장이라는 경제의 성격 변화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스웨덴과 같은 스칸디나비아반도의 국가들이, 세계적으로 가장 탄탄한 사회안전망과
복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속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물론 이들 국가가 지속적
인 기술혁신과 세계표준의 기업경영을 위한 국가시스템을 갖추고 있음도 동시에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두 눈으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보자는 것이다. 작금의 경제담론들이 이념적 틀에 의
해 왜곡된 외눈박이 시각에 기초한 것이 아닌지,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편협한 담론에 의해 조정당
하고, 우리들이 의식하든 아니든 교묘하게 계급이해에 봉사하고 있지는 않는지 반문해 보아야 한
다.

경제를 좌우하는 두가지 손이 있다. 하나는 '보이지 않는 손'인 시장경제가 있고, 다른 하나는 '보
이는 손'인 정부가 있다. 시장도 정부도, 홀로서는 탐욕에 휘둘릴 수밖에 없고, 그리고 불완전하다
는 것은 역사가 증언해온 사실이다. 두 손이 경쟁과 협력을 통해 동행을 할 때, 바로 마주잡은 두
손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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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05. 12. 15 일자에 실린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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