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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국익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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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래 작성일05-11-28 09:32 조회4,3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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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럼] 국익에 대한 단상

                                      ** 김 대 래 [부산경실련 집행위원/ 신라대 국제통상학부] **

국익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나라를 정말 사랑하는 것일까. 새삼스러운 질문 같지만 최근 우리는 이
러한 질문에 대한 진지한 시험들을 치르고 있다. 국가간 거래에서 국익의 문제는 경제학의 오랜 주
제였다. 자유롭게 물건을 교역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명제는 아담 스미스 이래 경제학의
굳건한 토대로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자유로운 교역에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나타나는가. APEC 정상회의
기간 내내 들렸던 세계화와 이 행사를 반대하는 농민들과 세계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바로 그런 대
표적인 예이다. 왜 그럴까.

나라 전체가 이득을 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골고루 향유되는 것은 아니라는데 근본적
인 문제가 있다. 점진적으로 쌀시장을 개방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궁극적으로 쌀시장을 열어가
는 과정이다. 이미 다른 농산물들은 거의 모두 개방이 되어 겨우 쌀 하나에 의지하고 있는데, 이마
저 개방한다니 농민들이 답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그 대신 공산품의 수출에서는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쌀을 생산하는 사람과 공산
물을 파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다.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과 손해를 보는 사
람들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국가 전체적으로는 득이 되지만 집단별로 득실이 다른 문제에서는
이익을 보는 집단이 손해를 보는 집단에 손실을 보전해주는 것이 해결책이다. 결국 쌀개방 문제는
농민들의 손실보전을 얼마나 국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요약된다.

또 다른 최근의 국익 논란은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둘러싼 문제이다. 줄기배아세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황 교수의 연구용 난자 채취과정을 외국의 연구자와 언론들이 문제삼으면서 불거진 사건
이다. 과학계의 관행이나 윤리 등에 대해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런 상황에서 MBC가 'PD
수첩'을 통해 황 교수의 난자입수 과정에서의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를 내보냄으로써 찬반을 둘러
싼 논쟁이 뜨겁게 일고 있다.

과학계에서 터진 일은 과학계 나름의 기준과 관행에 따라 처리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
만 황 교수의 연구와 관련된 문제는 단순히 그러한 차원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생명과학
이 미래의 핵심산업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 미래산업의 선점 여부에 따라 엄
청난 경제적 기회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는 것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황 교수와 결별한 미국의 섀튼교수가 이미 적지않은 연구기술을 이전받은 뒤 결별 선언을 했다는
보도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탈법과 불법을 덮어놓고 옹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외국의 후려침에 대한 우리들의 목소리는 너무나 작아 보인다. 농산물시장
개방에 대한 반대목소리도 높을 때 우리가 수출하는 공산물이 볼 이득이 커진다.

황 교수의 연구용 난자입수 문제는 외국의 입장들만이 판을 치고 있다. 당사자인 황 교수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산업의 선점을 둘러싼 싸움에서 무
엇을 지키고 무엇을 열어놓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우리 나름의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
다.

어제 교육인적자원부는 내년부터 고등학생들에게 우리의 근·현대사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
다. 역사과목을 사회과목 속에 통합한 것이 언제인가. 과거사와 영토문제에서 아직 근대에도 제대
로 이르지 못한 동북아에서 우리 혼자만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세계시민 교육을 표방한 것은 지나
친 앞지름이었다는 말인가.

일본의 끊임없는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뒤통수를 맞고 나서야 다시 우리역사 교육강화
로 돌아왔다. 동북아의 각축 속에서 독립을 유지하고 통일을 이루고, 그 위에서 경제적 번영을 지
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나름의 국익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 정리하여야 한다. 심각한 국익문제
가 너무 가볍게 다루어지고 있다. 진정 우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맹목적인 세계화의 시각에서 한
발짝 물러나 국익에 대한 생각을 다시 가다듬고 자세를 다잡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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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05. 11. 24일자에 실린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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