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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10년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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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래 작성일05-10-22 16:53 조회4,2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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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럼] 10년 후에

                                  ** 김 대 래 [부산경실련 집행위원/ 신라대 국제통상학부] **
 
 
얼마전부터 우리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내뱉는 말은 10년 후에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경쟁력이 변동하는 상황에서 과연 10년 후에
도 지금처럼 성장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걱정이다.

크게 보면 이러한 질문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에 앞서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을 해야할 것이 있다. 그것
은 10년 후에 어떻게 함께 먹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이다. 경제의 성장이 궁극적으로 국민
들의 복지와 삶의 질을 위한 것이라고 할 때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 못지 않게 성과를 향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며칠 전 서울에서는 '산업혁신포럼 2005'가 열렸다. 이 포럼에 참석한 세계적인 석학들은 많은 얘
기들을 쏟아놓았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얘기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곰곰이 씹어보아야 할 내
용도 적지않았다.

많은 이야기 중에서 우리경제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집약할 수 있
다. 하나는 작지만 탄탄한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지적이다. 토플러
는 소수의 대기업과 수출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한국경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사회서비스 분야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하나는 노동을 안고 가는 성장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프리 페퍼 교수는 궁극적으로 경제의 경
쟁력은 사람의 경쟁력이고, 그런 점에서 한국의 노사관계는 경쟁력을 갉아먹는 가장 큰 저해 요소
의 하나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10년 후의 유망산업을 찾는 것이 목적이었던 포럼이었지만, 우리에
게 다가오는 말은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지금껏 고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한 따끔한 지적이다.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스탠더드가 회자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글로벌 경쟁이 외면할 수 없는
규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효율을 높이고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을 달고 있
지만, 지금과 같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과연 글로벌 경쟁을 보장해 주는 것인지 심각한 의문을 가
지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며칠 사이만 해도 우리는 참으로 안타까운 죽음들을 목격해야 했다.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증
가한 비정규직과 특수직 노동자들이 삶의 고단함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들이 잇
따르고 있다. 어디 비정규직뿐일까. 팍팍한 삶에 치여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일들이 거의 매일 같
이 전국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현실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회구성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성장모델, 그것은 경제의 흐름에 치명적인 문제를 갖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당장의 성과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축적모델로는 오
래가기 어렵다. 일하는 사람의 절반 가까이를 비정규직으로 내몰고 수많은 중소기업들을 하도급
에 휘둘리게 만드는 성장구조는 그 동력을 오래 지탱할 수 없는 것이다.

10년 후의 먹을거리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서둘러야 할 일이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함
께 먹고 살아야 하는가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데도 노사간의 깊은 불신과 정치
권의 무관심으로   
 
상생의 길을 찾는 작업은 거의 진전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화의 추세가 세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통일시켜버릴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국가적 경
쟁력은 어떤 형태로든 나름대로의 사회적 통합모델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노력을 게을리한 한국은 이미 많은 형태로 그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세계에
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가 되었다. 이것은 단순히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었기 때문만은 아니
다. 그것을 넘어 고단하고 힘든 삶을 강요하는 자본에 대한 반발이기도 한다. 출산율의 저하에까
지 파고든 우리의 성장 모델의 한계에 대해 이제 정말로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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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9. 15 일자 국제신문에 실린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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