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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세계화의 임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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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래 작성일05-09-14 11:27 조회4,2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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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럼] 세계화의 임계치

                            ** 김 대 래 [부산경실련 집행위원 / 신라대 국제통상학부] **
 
 
얼마 전 외신을 타고 들어온 작지만 의미심장한 뉴스가 있었다. 국내외의 복잡한 사건들 때문에
곧 묻혀버리긴 했지만, 한번쯤은 깊이 있게 반추될 만한 것이었다. 우리들이 매일같이 이야기하고
또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바로 세계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약 20여년 전부터 우리는 걷잡을 수 없는 세계화의 늪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가고 있다. 세계화의
부작용에 대한 비판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세계화는 세계적 차원에서 효율을 추구하는 과정
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 국경을 넘는 자본과 사람들의 이동 속에서 세계가 하나가 되는 커다란 그
림도 그려내고 있다.

20세기 후반기에 나타난 현재의 세계화 과정만을 보면, 그러한 추론들은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나 지난 수백년간 세계의 경제가 걸어온 과정을 보면 세계화는 최근에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
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신대륙을 차지하기 위해 대서양을 건너면서 이미 16세기에 근대의 세계화가
시작되었다. 그 후 영국이 세계를 지배했던 19세기에 또 한차례 세계화의 강력한 흐름에 직면하였
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세계화는 세 번째의 새로운 흐름이다. 자본의 대대적인 이동과 세계경제의 통
합정도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 세계의 금융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약간의 이자율과 환율변
동만으로도 세계경제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식가격을 비롯한 시
장가격들의 움직임에서 세계경제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두 번의 세계화의 경험을 돌아보면 세계화가 막연히 생각하듯이 일직선으로 진전되
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이든 삼켜버릴 것 같았던 세계화 앞에 갑자기 암초가 나타
나 깊은 단절을 만들어내곤 하였다. 전쟁과 민족주의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었던 지난날의 세계
화의 암초는 인류에 엄청난 재앙과 시련을 주었었다.

세계를 향해 질주를 하고 있는 오늘날의 세계화는 다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무심코 지나쳐버
린 외신은 현재의 세계화도 어쩌면 이미 수명이 다했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영국 가디
언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두 기고문은 오늘날의 세계화도 이미 임계치에 도달했으며, 그
러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에너지 가격의 급등과 세계평화체제의 균열이다. 어떤 경제이든지 에
너지는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이다. 에너지의 교체가 일어나면 그에 따라 경제구조가 재편되고 그
러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진통이 세계적 차원에서의 균열과 혼란을 초래한다.

석유자원의 고갈 위험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그것은 미래의 문제로 생각
되어 왔다. 그러나 어느새 그것은 확실히 우리세대의 일이 되었다.

최근의 석유가격 급등은 수급의 불일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큰 변동이다. 에너지의 전환, 그
것은 기존 경제구조에 변화를 강요하면서 세계경제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불가피하게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질 긴장과 대립이 어떤 모습을 취하게 될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지금의 세
계화 추세에 강력한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세계화의 흐름을 타고 모든 것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일원화되는 것에만 눈을 고정시켜서
는 큰 흐름을 볼 수가 없다. 가끔은 시장에서 눈을 돌려 세계의 구조와 그 구조가 만들어내는 문제
들을 세밀히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수년 전 외환위기를 겪고서도, 지금도 무엇 때문에 위기를 겪
었고, 누가 어떻게 잘못을 했는가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거의 없다.

세계화가 직면할 암초와 그로 인한 혼란과 조정의 과정은 오랜 시간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
나 지난날의 역사적 경험은 그러한 전환기에 얼마나 잘 대처를 했는가에 따라 이후 오랜 기간 한
사회의 운명이 바뀌곤 하였음을 보여준다. 수치로 나타나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미시적 시각에 매
몰되어서는 안된다. 슬며시 던져진 작은 인식에서 큰 통찰을 찾아내는 거시적 눈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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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05. 8. 11일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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