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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힘은 정보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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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광수 작성일05-08-05 18:33 조회4,6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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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젼] 힘은 정보에서 나온다

                                          ** 조광수 [영산대 교수 / 부산경실련 정책자문위원장]
 
 
007 제임스 본드만 두 번 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스파이들은 두 번 산다. 조국을 위해서도 살아야
하고 적국을 위해서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의 스파이들이 화제다. 미국은 물론이고 호주와 홍콩 그리
고 대만에서까지 중국 스파이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사실 자수하기 전에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스파이지만 중국의 첩보전이 워낙 적극적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첩보전, 정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분야다. 아주 거칠게 얘기해서 중국의 역사는 음모
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음모의 과정에는 숱한 스파이들의 작업이 있었다.

춘추좌전에 염탐꾼 첩(諜)자가 나오고 손자병법에 스파이 부리기(用間)란 내용이 있는 것을 보면
중국에서의 스파이 역사는 꽤나 오래 된다. 열국지나 삼국지의 내용도 결국 난세를 견뎌가는 음모
와 술수의 얘기일 뿐이다.

특히 삼국지에는 스파이들의 다양한 전술이 등장하는데 제 몸에 일부러 상처를 깊이 내서 상대방
에게 배반을 믿게 만드는 고육지책부터 크게 선심쓰듯 정보를 흘려주어 상대방에게 치명상을 입
힌 연환계책까지 무궁무진하다.

손자병법은 아예 마지막 장에 용간편을 두어 전쟁에서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상술하고 있다.
손자병법 13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를 알고 상대를 알자는 지피지기인데 바로 정보가 힘이란
뜻이다.

손자는 "훌륭한 지도자가 남보다 먼저 공을 이루는 까닭은 먼저 알기 때문이다. 먼저 알려면 귀신
에게 물어서 될 일도 아니고 옛 사례나 법칙에 의존해서 될 일도 아니고 결국 사람을 통해 실정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섯 종류의 스파이 부리기를 소개하고 있다. 상대 나라의 마을 사람을 잘 구슬려서 쓰는
향간(鄕間), 상대국의 관리를 포섭해서 쓰는 내간(內間), 상대국의 스파이를 역이용하는 이른바 이
중간첩 활용의 반간(反間), 이중간첩을 한 차원 더 높게 이용해서 아예 허위정보를 주어 오히려 적
의 손에 처형되게끔 하는 사간(死間), 그리고 상대국의 정보를 탐지하고 꼭 살아 돌아와 보고하는
생간(生間) 등이 바로 다섯 가지의 첩보 활동이다.

이 중에 손자는 특히 반간, 즉 역스파이를 후대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손자는 이 첩보전을 동
시에 활용하되 때로 바꿔치고 갈아치고 하면 적이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중국은 손자의 나라이고 삼국지의 나라다. 스파이 활용의 중요함과 미묘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
다. 성공한 중국의 지도자 중에 손자의 교훈을 실천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교묘한 방법으로라도
정보를 얻어야만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생리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고 중국은 성장하고 있는 강대국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상대가 미국이고, 미국이 가장 알려고 하는 상대가 중국이다. 현재 중국을 가
장 깊이 연구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고, 미국의 사람과 기술을 이해하려고 가장 애쓰고 있는 나라
가 바로 중국이다.

이 목적을 위해 두 나라는 서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전략적 동반자라는 명분으로 어중간하게 어
깨동무를 하고 있지만 서로의 품속을 살피느라 머리카락이 쭈뼛 설 정도로 집중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서로의 내막을 파악하기 위한 첩보전은 점점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
도 스파이들에겐 좋은 공간이다. 미국의 이익과 중국의 이익이 교차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손자는 병법의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옛날에 은나라가 일어날 때 이윤이 하나라에 있
었고 주나라가 일어날 때 강태공이 은나라에 있었다. 현명한 리더는 간자를 잘 부려서 대업을 이룬
다.

정보가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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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6 . 30일자 국제신문에 실린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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